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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업체 망하기만 기다린다”/부도나면 납품대금 떼어먹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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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업체 망하기만 기다린다”/부도나면 납품대금 떼어먹으려

입력
1998.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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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있으면서도 차일피일 지급미뤄「돈이 있으면서도 납품대금을 주지않은 채 거래 중소기업이 망하기만을 기다린다」 22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은행퇴출과 기업도산등 경제혼란사태에 편승해 납품대금 지급을 약속했다가 갑자기 이를 어기는 수법으로 거래기업의 부도를 유도, 납품대금을 아예 떼먹으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돈을 주지않아 거래기업이 부도를 내고 쓰러지면 납품대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통신기기를 제조하는 A사의 이모사장은 올해초 정부 통신공사를 수주한 부산의 D사에 통신기기 5,000만원어치를 공급했지만 아직까지 돈을 받지 못했다. D사는 5개월전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다 받아놓고도 하청업체인 A사에게는 계속 약속날짜를 어겨가면서 한푼도 지급하지 않고있다.

기계부품을 생산하는 N사의 김모사장은 S기계에 부품을 납품했다가 대금을 전혀 받지못해 도산위기에 몰려있다. S기계는 친척들이 돌아가며 회사를 폐업하고 새로 사업자등록증을 새로 개설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계속하면서 김사장의 대금지급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의류제조업체인 B사의 현모사장은 최근 2억8,000만원의 어음을 막느라 혼줄이 났다. 친인척과 대리점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부도는 막았지만 거래업체인 T사로부터 받아야할 3억원은 고스란히 떼일 판이다. T사는 자신의 거래업체인 S사가 양도성예금증서(CD) 3억원을 현금화하는대로 돈을 받아 다시 현사장에게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사장은 자신과 관계가 없는 S사 사장을 만나 대금지급 의사까지 확인했으나 S사는 CD를 현금화하고도 T사에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현사장까지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부도기업인들의 모임인 팔기회 윤한기(尹漢基) 사무국장은 『거래업체가 돈이 있으면서도 납품대금 지급을 고의로 거절한다는 중소기업인들의 호소가 하루평균 3∼4건씩 접수되고 있다』며 『경제위기속에 신용기반마저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최원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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