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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날개 1초 700회 떨어(권오길의 생물이야기: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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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날개 1초 700회 떨어(권오길의 생물이야기:12)

입력
1998.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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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향 살충력 강해/젖먹이엔 아주 위험대단치도 않은 일에 거창하게 덤비는 경우를 견문발검(見蚊拔劍)이라 한다. 모기를 보고 칼을 뺀다는 뜻이다. 사실 모기 한 두 마리가 잠을 설치게 할 때는 화가 치밀기도 한다.

귓전에서 「앵」하는 모기소리는 두 날개가 떨면서 생긴다. 날개가 얼마나 빨리 떠는지 1초에 700여 회나 움직인다고 한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다. 어떤 종류는 1초에 1,046회나 떤다는 기록도 있다.

어쨌거나 각 가정에선 모기향이나 매트등으로 귀찮은 모기를 쫓아낸다. 모기향이나 매트는 제충국이라는 국화과 식물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다. 제충국의 꽃에 들어 있는 독은 살충력이 뛰어나 사람에게도 해롭다. 신경계통에 악영향을 미쳐 젖먹이에게는 치명적이다.

모기향도 과학의 작은 원리를 이용하면 해롭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모기는 사람 몸에서 발산하는 열기 이산화탄소 땀 젖산등을 좇아 목표물을 찾아간다. 모기를 유혹하는 성분들은 모두 가볍기 때문에 문의 윗 부분을 통해 밖으로 흘러나간다. 대신 방 밖의 차가운 공기는 문 아래를 통해 안으로 들어온다. 대류의 원리다. 따라서 몸에 해로운 모기향이나 매트는 책상 위에 놓아도 연기가 문의 위쪽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방바닥에 놓을 때와 효과가 똑같다. 괜히 모기향을 방 바닥에 놓아 독한 냄새를 들여마실 필요가 없다.

예전에는 해거름이면 밀짚이나 마른 잡초를 마당에 모아놓고 모깃불을 지폈다. 연기가 온 집안에 퍼져 눈물을 흘리면서도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는 위안으로 고통을 감내했다. 사방 천지에 연기(이산화탄소)를 퍼지게 해 모기들이 먹이감을 찾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말 그대로 「연막작전」이었다.<강원대 생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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