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도로여건도 무시 한가지 규격제품만 사용/1∼2년후 균열·파임 생겨 보수에 年 2,000억 이상 낭비국내 아스팔트 품질기준이 60년대 미국에서 도입한 것을 그대로 적용, 도로가 쉽게 파손돼 보수비용만 한해 2,000억원 이상이 낭비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국내 아스팔트 KS품질규격은 침입도(針入度)와 점도(粘度) 등 두가지 기준으로 나뉘어 있다.
이중 강도를 나타내는 침입도는 100g 짜리 바늘을 찔러 들어가는 정도를 규정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침입도 6∼7㎜, 8.5∼10㎜의 두가지 기준을 두고 있다. 점도기준은 섭씨 25∼135도에서 시험을 실시, 아스팔트 내구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조사가 가능하나 조사에 시일이 오래 걸리는데다 정유사들도 외면, 사실상 침입도 기준만 적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악도로 고속도로 교량산업도로 등 다양한 도로여건을 무시하고 한가지 규격제품만 사용돼 시공후 1,2년만 지나면 찌그러지거나 파이는 등의 파손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름철이면 아스팔트가 녹아 울퉁불퉁하게 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특히 관리가 부실한 지방도로는 안전을 위협할 정도로 시공상태가 불량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품질기준에 따른 아스팔트 조로(早老)현상으로 지난해 국내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등의 보수비용만 2,800억원이 소요됐다. 이는 전년보다 30억원 가량이 늘어난 것으로 해마다 수십억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은 온도 점도 교통량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 아스팔트의 찌그러짐과 균열현상에 강한 새 규격을 개발해 시공중이며, 유럽 일본 등은 점도규격을 사용하면서 도로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개량된 아스팔트를 사용하고 있다.
강릉대 토목공학과 이현종(李弦鍾·35) 교수 등 전문가들은 『매년 엄청난 보수비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산·학공동연구를 통해 아스팔트및 골재규격을 새로 정하고 다양한 품질의 아스팔트, 시공능력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건교부 관계자는 『국내 아스팔트 기준이 선진국에 비해 낙후해 이로 인한 보수비용증대와 폐아스콘으로 인한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뒤따르고 있다』고 시인하고 『현재 이의 개선을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해명했다.<이범구 기자>이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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