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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욕심이 다리에서 만났을 때(화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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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욕심이 다리에서 만났을 때(화제의 책)

입력
1998.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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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련 씁쓸해지는 현실풍자 우화집「도덕」과 「욕심」이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쳤다. 누가 건너갈 수 있을까. 도덕이 욕심에게 점잖게 『천한 것아, 몸을 숙여라』고 요구하지만 욕심은 대꾸도 하지 않는다. 초조해진 도덕이 『제비를 뽑자』고 해도 욕심은 눈길도 안 준다. 도덕이 『너랑은 싸우기 싫어. 내가 엎드릴 테니까 나를 밟고 지나가라』고 하자 욕심은 『네가 제대로 할 것같지도 않아. 나는 발 밑에 뭐가 있으면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도덕은 물 속으로 뛰어들고 만다.

19세기말 미국의 저널리스트 암브로즈 비어스(1842∼?)의 「도덕과 욕심이 다리에서 만났을 때」(국일미디어 발행)는 당시 미국의 정치·사회·경제상황에 대한 풍자를 담은 짧은 글 모음인데 오늘 우리 현실에도 그대로 통한다. 우화집이지만 글은 독설(毒舌)에 가깝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로서의 현실감각을 동물세계의 이야기에 담아 읽는 이들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읽으면 후련하지만 왠지 씁쓸해지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도덕불감증 때문일 것이다. 비어스는 국내 처음 소개된다. 미국에서는 그를 마크 트웨인에 비견되는 작가로 재평가하는 작업이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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