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정 사건은 北 강온파 혼선”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일 「타임」지(誌)와 회견을 갖고 오는 8·15를 계기로 새로운 국가운영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김대통령은 또 북한이 대남정책에 혼선을 겪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음은 청와대측이 공개한 회견 요지.
취임후 정치와 경제분야에서 각각 성취한 것은.
『정치 분야는 진전이 없다. 다만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 정권기초를 튼튼히 했다. 중앙정치의 변화는 이제부터다. 여소야대 구조를 바꾸는 것 뿐아니라 선거제도, 정당운영 등 모든 분야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경제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개혁이 진행중이다. 연말까지 개혁작업이 진행될 것이며, 내년부터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한국의 실직자는 생명을 잃은 것 같은 생각을 한다고 한다.
『평생고용에 익숙한 한국에서는 자연스런 일이다. 정신적 고통도 있을 것이며, 사회보험이 미흡한 우리 상황에서 생계유지가 곤란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일부를 해고해서 외국자본이 유입되도록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인기가 떨어지는 대통령이 될 각오가 돼 있나.
『그렇다.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인기가 떨어지더라도 한다. 임기후나 죽은 뒤에 올바른 평가를 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
잠수정사건등을 일으킨 북한의도는.
『확실한 것은 북에 강경세력 뿐아니라 온건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일성도 한국전을 도발했지만 그후 미국과 회담하기를 원했고, 김영삼(金泳三)·노태우(盧泰愚) 대통령과도 대화를 원했다. 그러나 온건세력이 잘 안돼 숙청당했다. 이번 사건을 보면 북은 강경과 온건을 왔다 갔다하고 혼선이 빚어진 것같다. 소떼의 판문점 통과를 허용한 것이나, 금강산 개발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도 온건세력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북이 혼선을 겪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일거수 일투족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되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
클린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부탁했는가.
『확고한 안보체제 아래 북한에 유익한 정책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제재감소가 어떻겠느냐고 했다. 클린턴 대통령도 내 생각을 잘 이해했다. 그래서 대북정책은 한국이 이니셔티브를 취해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정부수립 50주년을 계기로 「제2건국 선언설」등이 나오고 있는데.
『기본 철학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이다. 구체적으로 정치·사회는 권위주의로부터 민주주의로, 경제적으로는 관치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공업중심 산업은 지식산업 중심으로 발전시킨다. 민족주의는 세계주의로 발전시켜야 한다. 중앙집권은 지방분권으로 바꾸고 남북대결주의는 안보와 화해를 병행시키는 것으로 대체해야 한다. 8·15를 계기로 국민여론의 최대공약수를 집약하겠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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