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씨 기술개발 전념/100억원 투자론 회생 미흡/“모금운동이 운명좌우”사라질 위기를 맞았던 아래아한글이 국민적 여론에 힙입어 다시 「컴백」한 것은 외국자본이 넘쳐나는 국내 경제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돌아온 아래아한글」은 우선 발등의 불과 눈앞의 이익을 좇아 너도나도 외국자본에 「급매물」을 내놓는 외자유치붐속에 기업회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한컴)입장에서는 250억원규모의 자본을 끌여들여 19%의 지분을 양도키로 한 마이크로소프트(MS)측과의 협상안이 경영권을 포기하는 아래아한글살리기 운동본부측의 제안보다 현실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눈 앞의 이익보다 1조원이 넘는 사회적 가치를 지닌 아래아한글을 지키자는 각계의 요구가 결국 아래아한글의 발길을 되돌린 셈이다.
아래아한글컴백은 척박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 아무리 기믹한 제품을 개발해도 미국 실리콘밸리를 통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없다는 소프트웨어업계의 「패배감」에 일대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 400만 아래아한글이용자들 또한 새로운 워드를 배울 필요없이 한글특성에 가장 알맞는 워드프로세서를 계속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합의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자존심, 아래아한글신화가 재현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한컴의 채무규모가 200억원대를 넘어 초기 투입되는 100억원이 급한 불을 끌 수있는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래아한글신화의 재현은 운동본부측이 밝힌 추가 100억원 모금과 계속된 운영자금확보 여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인 소프트웨어불법복제가 아래아한글컴백의 발목을 잡는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컴의 매출은 그동안 정부에서 불법복제를 강화한 해와 그렇지 않은 해의 매출이 100억원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현격한 차이를 보여왔다.
이에따라 정부의 불법복제단속과 정품사용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전환이 아래아한글 신화의 재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아한글이 세계 컴퓨터표준환경에서 잘 돌아갈 수 있는 빼어난 기능들을 담아낼 수있느 냐하는 점도 중요한 재기의 열쇠다.
때문에 경영권을 넘겨주고 개발담당 대표이사로 백의종군을 선언한 이찬진(李燦振) 사장은 「제 2의 아래아한글신화창조」라는 중차대한 책무를 짊어진 셈이다. 하지만 세계 워드프로세서시장을 거의 독식하다시피하고 있는 MS측의 반격은 거욱 거세질 전망이다. 초중고를 대상으로 1,000억원어치의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뿌리는 것을 시작으로 MS측의 「아래아한글죽이기」는 더욱 강도를 높여갈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아래아한글살리기운동에 부정적 시각을 견지해온 정부의 입장이 아래아한글을 살리는 쪽으로 급선회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0여일만에 「컴백」한 아래아한글사태는 이제 외부에 공을 넘긴 채 「도중하차냐 신화재건이냐」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있다.<김광일 기자>김광일>
□한컴 사태 일지
▲6월 8일배순훈 정보통신부장관, MS워드사용 불가피론제기
▲6월15일한컴, 아래아한글개발포기조건으로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250억원투자유치계약추진발표
▲6월16일4대 PC통신 사용자들 아래아한글지키기운동전개
▲6월19일한국벤처기업협회, 아래아한글살리기운동 「1인당 1만원내기운동」전개발표
▲6월21일공정거래위원회, 한컴과 MS투자계약의 공정거래법위반여부조사착수
▲6월22일한국벤처기업협회, 「아래아한글지키기운동본부」결정 및 국민주모금운동전개선언
▲6월25일나모인터랙티브, 나눔기술 등 아래아한글대체상품 「나모아래아한글」개발추진발표
▲7월 6일아래아한글지키기운동본부, 한컴에 MS투자협상중단촉구및 한컴공개인수제의
▲7월10일-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배순훈 정통부장관에게 아래아한글살리는 방안강구지시
▲7월20일한컴, 아래아한글지키기운동본부의 제안전격수용, 아래아한글개발재개선언
▲7월20일한컴, 아래아한글지키기운동본부의 제안전격수용, 아래아한글개발재개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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