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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치장하고 서민곁으로/호암갤러리 ‘조선후기 국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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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치장하고 서민곁으로/호암갤러리 ‘조선후기 국보전’

입력
1998.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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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추사 작품 등 250여점 출품영·정조 이후 실학사상의 태동과 더불어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서도「한국적인 것」이 형성돼 갔다. 어긋난 듯 완벽하고, 모자란 듯 꽉 찬 절제미는 조선후기로 오면서 표현양식이 더욱 다양해진다. 18세기 초·중기까지는 백자항아리(백자대호·白瓷大壺)와 각병(角甁)도 소박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나타낸 반면 후기에는 화려한 장식성이 두드러진다. 또 19세기에는 기복사상이 유입되면서 십장생 등 민화적 치장이 반영됐다. 문화의 향유계층이 민중으로까지 확대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조선의 문화는 일제 식민사관의 주장처럼 그렇게 고이고 썩어갔던 것이 아니다.

호암미술관이 10월11일(월요일 휴관)까지 호암갤러리(02­771­2381)에서 열고 있는 「조선후기 국보전­위대한 문화유산을 찾아서」전은 회화 도자는 물론 민예품 등 조선후기 문화의 실체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와 금강전도(金剛全圖),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세한도(歲寒圖),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1745∼1806?)의 군선도(群仙圖), 도자기인 청화백자죽무늬각병 등 국보 5점, 단원의 기우도강(騎牛渡江)과 유압(遊鴨), 궁중화가가 그린 영조어진(英祖御眞) 등 보물 14점을 포함, 모두 250여점이 출품됐다. 또 일본 도쿄(東京)국립박물관 소장 「미인도」(작자미상)가 8월31일까지 전시된다.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1758?∼1813이후)의 미인도(간송미술관 소장)와 흡사한 이 그림은 혜원의 작품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혜원의 것보다는 섬세한 맛이 덜하고 왼손에 꽃을 들고 있는 등 장식적 요소가 강하다. 출품작은 정조의 글씨(9월1일 이후 전시) 등 궁중미술, 나전칠기, 불교미술, 장신구와 안방가구를 선보이는 여성의 공간, 문방규류 등이 전시되는 남성의 공간, 대동여지도의 목판과 해시계 등이 출품된 천문지리 등 8개 분야로 나눠 전시되고 있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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