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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넥스 박유재 회장(나의인생 나의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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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넥스 박유재 회장(나의인생 나의사업)

입력
1998.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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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표’ 버리고 과감한 CI 성공/이름바꾼 92년부터 급성장/세계10대 씽크대메이커 목표박유재(朴有載·64) (주)에넥스 회장은 91년초 깊은 고민에 빠졌다. 20여년동안 사용해온 「오리표씽크」라는 회사 이름과 부엌가구 상표를 정작 바꿀 것인가를 놓고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오리표」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세련되지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90%이상의 주부들이 「오리표」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 상호와 상표를 바꿀 경우 손실과 위험부담이 너무나 컸다. 개인적으로도 「오리표」에 대한 애착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박회장은 3개월동안의 번민 끝에 회사 이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다 바꾸기로 결심했다. 그는 제품도 완전히 바꾸고 임직원들의 생각까지 모두 새롭게 한다는 조건을 달아 기업이미지통합작업(CI) 계획안을 결재했다.

1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92년 4월 오리표씽크의 새로운 이름은 「에넥스(ENEX)」로 결정됐다. 박회장은 품질고급화에 사활을 걸었다. 주방가구연구소를 설립하고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로 투입, 자외선도장(UV) 주방가구 등 세련된 감각에 첨단기능을 부가한 신제품들을 출시했다. 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의식개혁운동을 펼쳐 완벽한 애프터서비스체제도 구축했다.

에넥스는 이름을 바꾼 첫해부터 히트를 치기 시작했다. 매출액은 매년 30%이상씩 늘어나 지난해 1,3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감안해 1,5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수출을 2배로 늘려 올해 1,200만달러어치의 주방가구를 수출할 계획이다.

「오리표」를 버리는 과정에서 광고비를 제외하고도 50억원의 비용이 소요됐지만 에넥스의 CI는 중견기업들의 CI 가운데 최고의 성공작으로 평가됐다. 에넥스는 95년 7월 증시에 상장됐다.

충북 옥천출신으로 대학졸업후 사업길로 나서 주방가구분야에서 한우물을 파온 박회장은 그제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아파트가 별로 없던 시절 아무도 하지 않던 씽크대 사업에 뛰어들어 주부들에게 입식부엌의 장점을 설명하고 다니던 주방가구 전도사였다.

박회장은 2001년 매출 5,000억원에 세계 10대 주방가구메이커 진입을 목표로 설정해놓고 있다. 그는 지난 20여년동안 다각화 보다는 전문화가 한국기업의 나아갈 길이라는 지론을 펼쳐왔다. 박회장은 『나날이 혁신을 추진해 에넥스를 세계적인 주방가구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집념을 보였다.<최원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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