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경 원인제공자 이혼청구 못한다”/대법원 판결

이혼사유에 해당하는 잘못이 부부 모두에게 있더라도 먼저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임수·李林洙 대법관)는 20일 조모(60)씨가 부인 이모(57)씨를 상대로 낸 이혼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밝히고, 조씨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인 원심을 깨 사건을 수원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씨는 술을 마시고 자주 부인을 폭행해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고, 이때문에 부인 이씨는 92년초부터 집을 나와 아들의 집에서 거주해온 사실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혼인파탄의 책임은 그 원인으로 평가해야하며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난 후에 일어난 일을 갖고 따질 것은 아닌만큼 조씨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김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