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자 뉴욕 타임스는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의 후임으로 가장 유력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외무장관을 「식은 피자처럼 생기가 없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일이 거의 없는 명목상의 두목」, 「총리가 되어도 당 장로들의 괴뢰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깎아 내리고 있다. 그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가지야마(梶山靜六) 전 관방장관에 대해서도 「임기응변에 능한 낡은 스타일의 정치가」라고 부정적인 논평을 했다.■일본신문에 투고한 한 독자는 총리후보중 선량하게 보이는 사람은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자민당총재 정도라고 지적했다. 오부치는 머리는 좋은 듯 하나 얼굴이 어둡고, 가지야마는 품격이 없고,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전 총리는 가난뱅이 냄새가 나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후생장관은 신경질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자민당이 참의원선거에서 민주당 등에 패배한 것도 바로 이런 사람들을 앞세워 이미지전략에서 졌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현재 자민당의 총리후보중 국민들의 지지도를 보면 고이즈미, 가지야마, 오부치의 순이다. 자민당내의 지지도는 당내 최대파벌을 이끌고 있는 오부치가 단연 앞서고 있다. 가지야마는 원래 오부치파 소속의원이나 지도력이 있다는 이유로 당내 소장의원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에 힘을 얻은 그는 일본정계를 지배하는 「파벌정치논리」를 무시하고 당선이 바로 일본총리를 의미하는 자민당총재선거에 출마했다.
■고이즈미, 가지야마, 오부치의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자민당 총재선거는 국민들의 인기와 리더십과 파벌정치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오부치가 당선된다면 국민의 지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까지 일본 총리는 물러날 때는 하시모토총리처럼 국민의 지지를 중시하지만 뽑힐 때는 국민의 지지보다는 당내 파벌의 힘이 우선해 왔다는 점이 특색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같은 전례가 재연될지 관심거리다.<이병일 수석논설위원>이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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