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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80세의 로맨스’ 열매맺다/18일 생일에 세번째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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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80세의 로맨스’ 열매맺다/18일 생일에 세번째 결혼식

입력
1998.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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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연하와 첫만남 9년만에/투투주교·친지 등 참석 조촐/“인생황혼기 사랑·헌신으로 꽃처럼 다시 피어났다” 헌사『인생의 황혼기에 나는 그녀의 사랑과 헌신으로 꽃처럼 다시 피어나고 있다』

18일 80세 생일에 세번째 결혼식을 올린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이 신부 그라샤 마셸(52) 여사에게 바친 헌사다. 만델라보다 28세 연하의 신부는 『만델라의 상징과 신화는 우리가 이상을 계속 추구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86년 돌연한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모잠비크대통령 사모라 마셸의 미망인 그라샤 마셸의 세 자녀에 대한 대부를 만델라가 맡게 된 90년. 당시 反(반) 아파르트헤이트(흑백차별정책) 투쟁에 따른 27년간의 수형생활 끝에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만델라는 이미 두번째 부인 위니와 사실상 결별한 상태였다. 마셸도 남편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려 노력중이었다. 두 사람의 염문은 이후 국경을 넘다들며 피어 올라 언젠가는 결혼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두 나라는 국경을 맞대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근교 휴톤의 대통령 저택에서 열린 결혼식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몬드 투투 주교와 타보 음베키 부통령 등 주요 각료와 친지 등만 참석한 가운데 조촐히 치뤄졌다. 두 사람은 「사랑의 기쁨」에 흠뻑 젖어있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주례는 요하네스버그 경찰청장이 맡았다. 결혼예물로 두사람은 다이아몬드반지를 교환했으며 만델라는 아프리카 전통에 따라 마셸의 모잠비크 가족들에게 가축을 선물했다. 허니문은 만델라의 공식 방문일정에 따라 브라질이 될 예정. 두 사람의 「로맨스 그레이」가 본격화한 것은 만델라가 96년 3월 위니 만델라와 공식 이혼한 직후부터였다. 이 때부터 마셸의 만델라 자택 출입이 잦아지고 두 사람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애정을 표시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심지어 작년 3월 만델라의 동남아 순방길에 마셸이 동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공개적인 연애에도 불구하고 결혼이 늦어진 것은 마셸의 미온적인 반응 때문. 마셸이 만델라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면서도 모잠비크에서의 사회 봉사활동을 이유로 청혼을 뿌리쳐 왔다. 결혼이라는 형식보다 변치않는 사랑을 택하고 싶다는 게 마셸의 간절한 뜻이었다.

그러나 투투 주교가 『대통령이 연애를 하면서도 결혼은 않는다』고 불평하고 남아공 언론이 두사람의 결혼을 은근히 부추기면서 마침내 마셸도 결혼에 동의했다. 물론 마셸은 단서를 달았다. 결혼 후에도 성과 이름을 계속 사용하기로 하고 모잠비크에서의 생활과 사회활동을 만델라로부터 약속받았다. 또한 99년 남아공의 두번째 민주선거 이후 은퇴해 둘만의 많은 시간을 갖겠다는 만델라의 다짐도 있었다.<이상원 기자>

◎신부 마셸은 누구/전 모잠비크 대통령 미망인… 사상첫 ‘두 국가 퍼스트레이디’

만델라와의 결혼으로 사상 최초로 두 국가의 퍼스트 레이디에 오르게 된 그라샤 마셸은 지성과 강인함을 겸비한 아프리카의 대표적 여성지도자. 모잠비크의 유력 가문에서 태어난 마셸은 포르투갈의 명문 리스본대학교 출신으로 5개국에 능통하며 포르투갈로부터 조국의 독립을 위해 게릴라 활동도 전개했던 여장부다.

75년 모잠비크에 독립정부가 들어선 뒤 교육문화장관을 지내다 첫 대통령이었던 사모라 마셸과 결혼했다. 86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남편과 사별한 이후 유엔의 어린이 구호 운동과 대인지뢰 금지운동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수수한 옷차림에 돗수 높은 안경을 끼고다니는 평범한 외모지만 고고한 이상과 깊은 휴머니즘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혼식 이모저모/하루전까지 결혼식 부인 ‘철저 보안’

○…대통령 자택에서 열린 만델라 대통령의 결혼식은 언론의 접근이 차단된 채 극도의 보안 속에 치러졌다. 남아공의 일부 신문들은 수일 전까지 만델라의 결혼에 대한 추측기사를 보도했으나 대통령실은 결혼 하루전인 17일까지 『거짓 풍문』이라고 일축했으며 만델라의 딸인 진지 만델라도 부인했었다.

결혼식은 식이 끝난 후 타보 음베키 부통령의 간단한 발표로 공식확인됐다. 그는 『매우 짤막한 발표를 한가지 하겠다. 행복한 발표이다. 두 사람은 오늘 결혼했다』고 말했다.

○…만델라는 마셸과의 결혼이 생애 세번째. 53년 첫부인인 간호사출신의 애벌린 마사과 결혼, 4년만에 이혼했고 58년 「여성전사」위니 마디키젤라와 결혼했다.

하지만 만델라가 장기 수형생활을 하던 중 위니의 불륜과 살인사건 관련으로 사이가 벌어지며 96년 3월 38년간의 결혼생활이 끝났다. 만델라는 첫 부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낳았으나 첫아들은 사망했고 위니와의 슬하에는 딸 2명이 있다.

두번째 결혼인 마셸은 첫남편 사모라 마셸 전모잠비크 대통령과의 사이에 세 자녀를 낳았고 그의 전처 자녀 네명도 함께 양육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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