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뉴어리 이펙트새출발 1월이면 주가 강세/서머랠리美 등 휴가철 앞두고 주가 상승길거리에 나부끼는게 꽃가루인지 낙엽인지 눈인지를 보고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듯 증시에서는 주가의 변동을 보고 계절이나 달의 변화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증시의 「체감달력」정도는 알고 있어야 투자자로서 기본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증권사 직원들은 『갖고 있는 주식 다 팔아달라』는 고객의 전화가 늘면 「월말이구나」하고 느낀다. 기업이건 가정이건 월말이면 자금사정에 압박을 받게 된다. 특히 요즘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는 금융기관들로부터 월말 빚독촉이 더 심해져 주식이라도 내다 팔려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 주가에는 당연히 하락요인으로 작용한다.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느닷없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는 것도 월말이나 분기결산일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것일 수 있다. 고객이나 상사에게 실적을 보고해야하는 펀드매니저나 증권사직원들이 실적이 형편없는 주식을 팔아치워 보유주식 목록이라도 보기좋게 꾸미자는 「윈도 드레싱(Window Dressing)」때문.
기업들이 새출발의 의욕을 갖고 매출액이나 순이익 목표치를 상향조정,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1월이면 투자자들도 덩달아 기대에 부풀어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 이른바 「제뉴어리 이펙트(January Effect)」. 주가가 별 이유없이 흐물거리면 봄이 왔다는 신호다. 3,4월 들어 기업들이 본격적인 설비투자를 위해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면 증시로 흘러들어올 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음료수, 에어컨, 선풍기를 만드는 업체의 주가가 상한가를 치면 여름이 다가왔음을 알게된다. 별 볼일 없던 농약제조회사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 병충해가 극성을 부리는 장마철이 됐다는 말이다.
요즘 미국의 다우존스지수가 「서머랠리」에 접어들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서머랠리란 휴가가 긴 서양사람들이 휴가 떠나기에 앞서 미리 주식을 사두고 떠나려는 심리때문에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현상. 휴가가 짧은 우리에게 일반화한 현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남의 일이라고만 여길 일이 아니다. 외국투자자들의 증시 영향력이 막강해진 IMF체제하에서는 외국인 펀드매니저들의 휴가가 국내증시에 변수가 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주가급등이 지속되면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아시아시장으로 눈을 돌릴 여지도 늘어난다는 분석도 설득력이 있다. 주식투자 하려면 국내 증시달력뿐 아니라 남의 나라 증시달력도 챙겨볼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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