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경·소·준중형 3개 부문서 선두/현대 대형,기아 미니밴,삼성 중형 정상자동차 업계에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내수시장이 최악의 불황을 맞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업계의 판도는 환란(換亂)이전과 판이한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우리나라의 자동차시장은 사실상 현대자동차의 독주체제였다. 현대가 소형에서 대형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차종에서 선두를 지켜왔다.그러나 최근에는 이같은 구도가 깨지고 있다. 현대는 대형차 부문에서만 1위를 고수하고 있을 뿐 나머지 차종에서는 대우 기아 삼성에게 타이틀을 내준 채 2위자리로 밀리는 양상이다. 차종별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6월등록대수를 기준으로 대우는 경차 소형차 준중형 등 3부문을 석권했고 삼성은 중형부문에서, 기아는 미니밴부문에서 각각 선두를 차지했다. 현대는 마르샤의 할인판매에 힘입어 중대형부문에서만 1위를 지켰다.
경차부문은 마티즈(대우)가 깜찍한 디자인과 공격적인 광고전략으로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고 소형과 준중형부문은 라노스(대우)와 누비라(대우)가 각각 기술과 마케팅을 앞세워 선두에 나섰다. 중형은 SM5(삼성)가 범그룹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정상에 올라섰다. 미니밴부문에서는 법정관리라는 어수선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카니발(기아)이 ℓ당 20.8㎞에 달하는 경이로운 연비를 무기로 1위를 차지했다. 현대는 중대형이상의 고급차종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최고급차종의 경우 다이너스티(현대)가 6월에 229대 팔린 반면 체어맨(대우)과 엔터프라즈(기아)가 각각 129대, 82대 판매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판도변화는 선두 현대가 노조문제 등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타서 경쟁업체들이 부문별로 잠식해 들어간 결과』라며 『최악의 내수침체임을 들어 찻잔속의 태풍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없지 않지만 일단 기세싸움에서 밀리면 향후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하이트와 OB의 전례를 들면서 『하이트라는 히트상품이 맥주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때에도 OB의 아성이 무너질지는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며 『마티즈의 돌풍을 결코 만만하게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물론이고 타업종의 마케팅 관계자들이 현대의 반격을 주목하고 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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