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프랑스 월드컵축구를 다녀온 사람들은 과연 우리도 그렇게 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의 준비상황을 보면 이런 걱정은 기우가 아니다. 프랑스 월드컵축구가 끝남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공동주최하는 2002년 월드컵축구가 사실상 시작됐는데도 우리의 준비상태는 일본과 비교하면 너무 뒤떨어져 있다.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축구를 통해 양손에 떡을 쥐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숙원이었던 우승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컵을 차지한 것은 물론 월드컵축구를 문화와 접목시켜 「관광 프랑스」의 이미지를 높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숙박 교통 통신은 물론 경기장 시설도 간결하면서 실속이 있고, 조금도 불편이 없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장을 보고 온 사람들이 2002년 월드컵 준비를 걱정하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33일간 프랑스 월드컵에 환호하는 사이에 우리의 월드컵 준비는 완전히 실종돼 버렸다. 고작 주경기장인 상암구장 건설을 확정했을 뿐 김종필총리가 파리에서 언급했듯이 개최도시를 10개에서 6개로 축소하는 문제도 아직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경제사정을 고려하면 축소는 당연한 일인데도 그러하다.
프랑스 월드컵에서 보았듯이 월드컵은 축구와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펼치는 전인류의 축제다. 2002년 월드컵은 21세기 첫 월드컵이자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인 만큼 관·민이 지혜를 모으고 첨단기술을 살려 전인류가 감동할 수 있는 문화제전을 마련해야 한다. 경비만을 생각해 머뭇거리다 보니 벌써 중계방송에서 우리방송사가 주관사에서 빠질 위험에 처해 있지 않은가.
유명무실한 월드컵조직위원회를 보다 활성화해 경제성을 살린 「문화월드컵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는 일부터 당장 착수해야 한다. 개막식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를 맞고 있다. 시설은 물론 문화행사에서도 공동개최하는 일본에 비해 손색이 없는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공동개최국으로서 커다란 책무이기도 하다.
능력있는 해외 지도자를 초청, 축구대표팀의 개인기와 조직력등 전력을 높이고 유능한 청소년들을 해외유학 보내는 문제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소홀히 하면 우리는 2002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면서 들러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을 처리하려면 남은 4년은 너무 짧고 할 일은 너무 많다. 두 나라가 협의해야 하는 공동개최는 단독개최 보다 품이 많이 들으므로 더이상 준비를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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