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결처형 주인공 역사속으로두 장의 사진은 20여년간의 베트남 전쟁의 비극을 극명하게 증언한다. 네이팜탄의 공격을 받아 울부짖는 소녀의 사진과 베트남 장군이 대로에서 베트콩을 즉결 처형하는 사진이다. 두 사진은 모두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즉결처형의 주인공인 베트남의 구엔 곡 로안(67)이 14일 미국 워싱턴 인근 버크의 자택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전쟁이 치열하던 68년 2월1일 사이공 중심가. 당시 베트남 경찰국장이었던 현역준장 구엔은 무표정하게 권총을 두 손이 묶인 채 공포에 질려있던 베트콩 장교의 머리에 겨냥했다. 한 발의 총격과 함께 베트콩은 숨졌다.
이 순간 AP통신의 에디 애덤스 기자는 긴박하게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이 장면은 곧바로 전세계에 타전됐고 많은 사람들은 전쟁의 잔혹성과 베트남군의 부도덕성에 경악했다. 그리고 여론은 미국과 티유 베트남정권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 장면은 방송기자 반 수에 의해서도 카메라에 포착됐으나 너무 처참하다는 이유로 방영되지 않았다.
구엔은 사이공에 대한 베트콩의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되던 68년 「베트콩 사냥꾼」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작전 수행중 베트콩들로부터 대대적인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기도 했으나 극적으로 살아났다. 그는 베트남이 함락된 75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워싱턴 인근에서 식당업을 해 왔다.
이 사진을 찍은 애덤스 기자는 그의 사망소식을 전해 듣고 『구엔은 여러 사람을 죽인 살인범을 처형했을 뿐이다. 사진으로 인해 그의 행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지만 그는 진정한 전쟁영웅이며 정당한 역사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동정론을 폈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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