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리문화의 세계화(社說)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리문화의 세계화(社說)

입력
1998.07.17 00:00
0 0

최근 유럽의 국제적 예술축제에서 공연된 우리 작품들이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지 언론의 호평과 논란을 보며 우리는 한국문화를 세계 속에서 보다 세련된 상품으로 키워갈 자신감과 당위성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프랑스의 유력지 르 몽드는 13일 개막된 아비뇽 문화제에서의 한국축제가 『현대적 배경 속에 전통예술의 진수를 보여주었다』고 극찬했다. 이에 앞서 취리히 세계연극제에 참가했던 「산씻김」은 스위스 언론으로부터 낯선 형식에 대한 경이와 함께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았다.우리가 문화를 끊임없이 가다듬어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의 지적처럼 이제는 문화가 한 국가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르 몽드는 정악과 승무, 판소리, 사물놀이 등 한국 전통공연 하나하나에 대한 칭찬과 함께 『한국의 젊은이들이 전통예술 공연장을 대부분 차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살아서 진보하는 문화이기 때문』이라고 논평했다.

사물놀이 공연은 오래 전부터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지만, 자칫 「민속적 형식」으로 여겨지기 쉬운 다른 장르까지 호평을 받은 것은 그 속에 담긴 세계적 보편성을 확인하게 되는 흐뭇한 일이다. 「산씻김」 역시 현지에서 뜨거운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지난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돼 호평을 받았던 뮤지컬 「명성황후」도 이달말 브로드웨이로 재진출한다. 1차 공연 때의 미비점을 충분히 보완했다는 이번 공연은 문화상품의 본격 수출을 목표로 하는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르 몽드가 지적한 것처럼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전통에 뿌리를 두되 「살아서 진보하는 문화」가 돼야 할 것이다. 최근 유네스코는 전세계가 미국의 대중문화를 자꾸 모방하고 있어 각민족의 고유한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각 민족의 전통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최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다시 한번 문화대국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했다. 전통에 뿌리를 둔 현대적이고 다채로운 개·폐막식 행사를 통해 자국의 문화적 역량을 마음껏 자랑함으로써 이 스포츠 행사를 문화축제로 이끌었다. 4년 후 월드컵 행사를 일본과 공동주최하는 우리도 우리의 고유한 문화를 현대적·과학적 형식으로 용해하고 발전시켜 세계인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특히 문화행사에서도 일본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와 문화계는 지금부터 세심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