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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을 性희롱 하나/TV 시사·오락프로 막가는 선정성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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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을 性희롱 하나/TV 시사·오락프로 막가는 선정성 경쟁

입력
1998.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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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조치 쯤이야” 시청률 높이기 급급TV의 선정성이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장르를 막론하고 낯 뜨거운 대화는 물론 충격적인 장면이 거침없이 안방을 파고들고 있다. 『이래도 안 볼테냐』며 시청을 강요하는 듯하다.

13일 방송된 MBC TV 「김용만 김국진의 21세기위원회」는 바캉스특집으로 수영복패션을 소개하면서 선정적인 외국의 화면을 방송하더니 급기야 벌거벗은 남자의 모습을 내보냈다. 『바캉스의 필수품은 콘돔』이라는 말과 함께 한 신생아를 배경으로 「바캉스베이비는 신종유행어」라는 자막을 넣었고 이것도 모자라 콘돔제조회사에서 콘돔을 부는 모습까지 방영했다.

SBS가 같은 날 밤 10시55분에 방영한 「추적 사건과 사람들」. 아동 성폭행을 다룬 이 프로는 피해자들의 증언을 여과없이 다뤄 기획의도를 의심케 했다. 「자기 XX를 내놓아서 문질렀다…」 「맛있는 것 사준다고 하고 나를 또…」등등. 이미 지역사회에 잘 알려진 사건도 있어 어린 피해자의 증언을 그대로 방송하는 것은 「또 다른 성폭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영방송 KBS도 다를 바 없다. 10일 방영된 「미스터리 추적」과 11일의 「영상기록 병원24시」. 귀신의 존재를 탐구한 「미스터리…」는 스님이 귀신에 씌인 사람을 상대로 구마(驅魔)행위를 하는 화면을 장시간 방영했다. 지나치게 흥미위주로 흐른 나머지 무속인들조차 『본질을 왜곡시켰다』는 비판이다. 성전환수술과정을 보여준 「영상기록…」도 비록 중요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가족끼리 보기에는 낯뜨거운 장면이 많았다.

전문가들은 경쟁적으로 선정지수의 수위를 높여가는 방송에 대해 『IMF한파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방송사들이 눈치볼 것 없이 시청률경쟁에만 매달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방송위원회가 시사고발프로에 대해 올해들어만 14번이나 제재조치를 내렸지만 「시청자에 대한 사과」가 가장 큰 처벌이어서 효력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방송위원회 정순경 심의1국장은 『방송인의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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