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원 10여명 대기/의료·위생수준 낙후 수술후유증 숨지기도/사형수 장기적출 국제논란/정부차원 차단대책 시급죽음을 부르는 「해외원정 장기이식」이 성행하고 있다.
시급히 장기를 이식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국내에서 기증자를 찾지 못하자 중국 등지로 가 사형수 등의 장기를 이식받는 경우가 최근 빈번해지고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의 의료수준이 크게 낙후된데다 병원 위생시설마저 엉망이어서 수술후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15일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경기 성남시의 한 종합병원에서 만성신부전증 환자인 J(46·여·성남시 중원구)씨가 패혈증 등 장기이식에 따른 부작용으로 사망했다.
병원측의 조사결과 J씨는 4월29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의 한 병원에서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으며 수술직후부터 혈변과 고열, 의식혼란 등 후유증에 시달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J씨는 상태가 악화하자 5월24일 귀국, 서울S병원에서 이식받은 신장을 다시 제거하는 수술까지 받았으나 결국 「회복불능」판정을 받았다.
J씨 담당의사는 『이식수술 환자에게는 장기조직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므로 안정과 청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J씨의 경우 이식전 콩팥의 항체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수술후 저항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불결한 환경에 노출, 부작용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식장기가 사형수로부터 적출된다는 점. J씨의 남편 Y씨는 『수술당일 아침 의사가 「오늘 사형집행이 있다」며 나갔다 온 뒤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인권단체들은 『중국이 사형수들의 장기를 적출, 이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원정 장기이식」은 환자들 사이에서 오래전부터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Y씨는 『창춘병원에 입원했을때 수술 대기중인 한국인이 10여명이나 됐다』며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수술비를 2,3배나 올려받기 때문에 서로 신분을 숨기려고 애썼다』고 전했다. 유족들이 중국에서 치료를 위해 날린 돈은 ▲장기구입및 수술비 1,500만원 ▲로비비용 1,500만원 ▲여행경비 400만원 등 모두 3,400여만원에 이른다.
대한신장학회는 중국이 ▲국내보다 장기매매가 자유롭고 ▲혈액형과 조직항체가 각기 다른 다양한 장기를 확보하고 있으며 ▲수술비용 등이 한국보다 싸다는 점 때문에 원정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방치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실태파악에 착수했다.
대한신장학회 윤리홍보위원회 박상은(朴相恩) 간사는 『사형수의 장기를 돈으로 산다는 것 자체가 비윤리적』이라며 『우리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변형섭 기자>변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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