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실적주의·영업사원도 등장한국통신이 달라지고 있다. 「공무원」냄새가 걷히고 민간기업과 같은 숨막히는 긴장감들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앉아서 장사하던 독점체제때의 따뜻했던 「봄날」은 이제 기억조차 없을 정도다.
방만한 경영의 대명사격인 공기업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는 것은 경쟁도입에 따른 급격한 시장변화때문. 한국통신은 전화시장 곳곳에서 100여년의 아성이 무너지자 올초 민간경영기법을 과감히 도입했다.
가장 큰 변화는 철저히 실적에 따라 승진과 보수를 결정하는 경영계약제.
본사의 각 본부장은 물론 전국 260여개 전화국장들은 올해초 사장과 계약을 맺었다. 내용은 매출목표를 달성할 경우에는 보너스와 특진이, 미달시는 감봉 등 응분의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예전에 「사람과 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본부장이 유능한 것으로 평가했던 분위기가 이제는 인력을 더 주겠다고 해도 받지않는 「슬림형」체제를 선호하는 쪽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업영업단이란 새로운 조직이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통신은 그동안 영업사원이 없었다.
전화국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등장한 기업영업단 560여명 직원은 직접 발로 뛰며 기업고객을 유치하는 일종의 「세일즈맨」들이다. 또다른 개혁은 임금체계의 변화.
근속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임금이 올라가던 「근속가봉제」가 올해부터 실적에 따라 동일 직급간에도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직급별 호봉제」로 전환됐다. 이와함께 부장급(2급)은 연봉제로, 과장(3급)급이하 전직원은 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주는 성과급제로 각각 바뀌었다.
최근 한계사업과 계열사정리에 나선 것도 예전에는 볼 수없었던 변화된 모습이다. 경쟁도입으로 독점체제가 무너지면서 매년 2,000억원의 순익감소를 겪고있는 한국통신이 민간경영기법카드를 통해 변신에 성공할 지 주목된다.<김광일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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