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건설사 3인방’ 명성/73년 창업 5∼6공때 급성장/IMF후 자금난 끝 부도「장수홍리스트」로 정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청구는 73년 대구에서 창업한 아파트 전문업체로 우방, 건영과 함께 대구를 근거로 성장한 주택건설전문 3인방으로 유명했다. 매출액(97년)은 1조1,000억원규모. 지난해 12월 부도가 날 때까지 모기업인 (주)청구를 비롯, 블루힐백화점, 대구방송등 14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랭킹 37위의 중견그룹이었다.
청구는 80년대후반 분당 일산등 신도시건설과 함께 독특한 주택평면설계로 최고의 아파트브랜드로 인기를 끌면서 사세가 폭발적으로 신장했다. 당시 청구 아파트는 같은 평수에 비해 공간을 넓게 설계한데다 거실에 다른 아파트에 없는 분수대등을 만들어 주부들을 사로잡았다. 장수홍(張壽弘) 회장은 『하루중 가장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주부들의 입장에서 불필요한 동선을 없애고 주방과 욕실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인해 청구가 분양하는 아파트는 신도시에서 청약경쟁률이 100대 1을 넘을 정도로 고급아파트로 명성을 날렸다. 청구관계자는 『분당에서 청약할 때는 성남 공설운동장에서 할 정도로 청약자들이 구름처럼 몰려왔다』며 『당시 가마니로 돈을 쓸어담을 정도로 엄청난 선수금을 챙겼다』고 술회했다.
청구는 아파트에서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94년 대구방송과 분당 블루힐백화점을 설립하는 등 전공분야가 아닌 유통 방송 정보통신등으로 문어발을 뻗친 것이 몰락을 재촉하는 출발점이 됐다. 특히 2,500억원을 과잉투자한 분당의 블루힐백화점은 인근에 대형할인점이 속속 들어서자 자금난에 시달렸다. 전국에 지은 아파트가 국제통화기금(IMF)체제후 부동산경기몰락으로 분양이 거의 안돼 거액이 부동산에 잠긴 것도 치명타가 됐다. 결국 장회장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지난해 12월26일 화의를 신청하면서 청구신화는 막을 내렸다. 청구는 5∼6공시절 사세가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대구경북(TK)핵심인사들이 뒤를 봐주고, 이권을 챙겨준다는 의혹이 일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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