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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천국?/전체분만의 33%… 선진국의 3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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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천국?/전체분만의 33%… 선진국의 3배

입력
1998.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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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땐 산모·신생아건강 위협/제왕절개 다음출산 정상분만 가능한 번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여성들은 으레 다음 출산때도 제왕절개술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제왕절개술을 받았던 임신부도 정상분만이 가능하며 모성건강을 위해서는 오히려 정상분만을 시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불필요한 제왕절개수술이 마구잡이로 이뤄져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의료보험관리공단은 96년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가족들이 제왕절개술로 분만한 건수가 1만4,295건으로 85년의 2,611건에 비해 5.5배나 급증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체 분만건수 중 제왕절개의 비율도 85년 6.1%에서 96년엔 33.2%로 높아졌다. 오스트리아(7.5%), 영국(10.1%), 덴마크(12.8%)등 의료선진국에 비해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의사들이 의료분쟁을 피하고 진료수입을 높이기 위해 제왕절개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종합병원에서 제왕절개로 분만할 경우 수술비, 입원비등을 포함해 2박3일기준 108만6,000원이지만 정상분만비는 44만8,000원에 불과하다.

제왕절개수술은 자궁내막염, 요로감염, 출혈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정상분만은 수술과 마취로 인한 위험성이 적고 입원기간도 단축된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선 특별한 이상이 없는한 정상분만을 유도하는 게 일반적이다. 제왕절개술을 받았던 임신부도 30% 가량은 정상분만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병·의원들은 의료분쟁에 대한 우려와 낮은 의보수가를 이유로 한 번 제왕절개술을 받았던 여성은 물론 초산부에게도 제왕절개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의료분쟁에 대한 법적 보호장치가 마련되지 않는한 의사들이 제왕절개를 선호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조주연 교수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의료보험연합회에 건의문을 보내 『제왕절개 후 정상분만은 단순 정상분만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데도 단순 정상분만수가가 적용되고 있다』며 의보수가 인상을 촉구했다.

제왕절개 경험자에게 정상분만을 시도할 때는 단순 정상분만과 달리 만일의 경우에 대비, 마취과의사와 수술실 간호사등이 대기해야 하며 산부인과의사는 진통중인 산모와 태아를 더 철저히 관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고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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