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밤(현지시간) 프랑스국민은 하나가 됐다.월드컵 결승전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도시와 마을마다 일제히 하늘을 찌를듯한 함성이 전국토를 진동시켰다. 아파트 베란다마다 일가족이 몰려나와 『비브 라 프랑스(프랑스 만세)』를 외치며 이웃에게 손을 흔들어 댔다. 벅찬 희열을 주체못해 무작정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은 눈물과 웃음으로 범벅된 얼굴을 서로 부벼대며 솟구치는 애국심과 동포애를 나누었다. 5,500만 프랑스국민이 한동아리가 되는 감격의 파고가 13일 새벽까지 전국에 물결쳤다.
20세기 마지막 월드컵대회를 개최한 프랑스는 이번에 기대 이상의 「월드컵 효과」를 봤다. 오랫동안 침체에 빠져있던 내수경기가 자극되어 경제전반에 활력이 돋아나고 있다. 실제로 올 2·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이번 대회를 고용창출의 디딤돌로 철저히 활용한 결과 최소 수만명이 실업에서 벗어났고 대회준비과정에서 도로 등 사회인프라 전반이 21세기형으로 거듭 태어났다. 시라크대통령과 조스팽총리는 개인적으로 지지율이 각각 취임 이래 최고로 올라 정치효과마저 만끽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대의 수확은 줄리메컵의 후신인 FIFA컵을 처음으로, 그것도 자국땅에서 품안에 안은 데서 오는 국민적 카타르시스와 일체감일 것이다. 이날 프랑스 북단 칼레에서 남단 마르세유까지 퍼져나간 「라 마르세예즈」(프랑스국가)의 메아리에 대해 한 기자는 『2차대전때 수도 파리가 수복되던 날 이래 이처럼 온국민이 하나로 뭉치기는 처음일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억만금을 들여도 얻을 수 없는 이것이야말로 월드컵 효과의 백미(白眉)인 것이다. 이제 공은 한국에 넘어왔다. 2002년 월드컵을 국운상승의 전기로 끌어안기 위해서는 모든 방면에서 각고의 준비와 아이디어가 있어야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경기의 성적이 중요하다. 홈그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수 배의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고, 그 반대라면 국민적 허탈감만 커질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