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외국업체와 컨소시엄 추진… 포드와도 고려/포드최대주주 기득권·외자유치영향 내세워 압박국제입찰 공고일(15일)을 앞두고 삼성과 포드의 2파전양상으로 기아인수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대와 대우가 경영여건변화로 인수의지가 약해진데 반해 대주주로서의 기득권을 쥔 미국 포드자동차와 자동차사업 지속여부에 그룹의 사활을 걸고 있는 삼성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면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우선 삼성은 입찰자격과 인수조건에 따라 복수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두고 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은 포드와의 재결합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다른 업체와의 컨소시엄구성도 추진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국제고문으로 영입한 스티븐 솔라즈 전미 의원을 창구로 정부와 포드에 대한 의견조율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민주당출신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인 솔라즈 전의원을 통해 입찰기준등에서 역풍을 막는 한편 포드와의 재결합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포드와의 제휴는 일단 마무리된 상태지만 기아인수에서 무게를 싣고있는 방안이 포드와의 재결합』이라고 털어놓았다. 삼성은 외국메이커와의 컨소시엄구성도 병행추진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대원(李大遠) 부회장의 유럽 중동순방을 통해 자동차메이커와 「물주」(외자유치대상)등 두 방향으로 합작선을 타진한 바 있다』면서 『이미 양해각서를 체결한 수준으로 인수조건등이 나오면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연대를 모색하고있는 메이커는 아시아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스웨덴의 스카니아를 비롯 피아트(이탈리아), 볼보(스웨덴), 폭스바겐(독일)등이며 외자유치의 대상은 그룹을 통해 이미 투자의사를 밝힌 골드만 삭스사와 금주중 방한이 예정돼 있는 사우디의 왈리드왕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의 경우 이달 중순 웨인 부커부회장의 방한을 통해 기아 최대주주로서의 기득권이 인수전에서도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측을 압박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수의계약방식으로 기아를 인수할 방침이었던 포드가 국제입찰방식에서 입지가 다소 약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포드의 기아인수가 한국전체의 외자유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리로 정부측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당사자인 임원진과 노조의 입장도 포드와 삼성쪽으로 흐름을 타고있다. 기아 관계자들은 종전의 입장에서 선회, 고용승계가 보장될 경우 삼성으로의 인수도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이재열 기자>이재열>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