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의존유동성 경색루블貨 하락 악순환/중앙銀 회생자금 예상의 3배 확인후 손들어러시아의 금융시스템이 전반적인 붕괴위기에 놓여있다.
해외차입금에 의존하던 은행들이 유동성 경색에 부딪쳐 시작된 러시아 금융위기는 루블화의 하락으로 연결되고 루블화 하락은 다시 금융시장 붕괴를 촉진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러시아가 애초 국제통화기금(IMF)등으로부터 100∼150억달러의 구제금융안을 제출했다 지난주 최소 200억달러로 갑자기 선회한 것도 이와같은 극단적인 위기를 인식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달초 17번째 규모의 토코뱅크의 구제에 실패한 데 이어 8일 34번째 규모의 유니콤뱅크의 파산을 선고했다. 토코뱅크는 5월 모스크바은행으로부터 1억5,000만달러의 긴급지원을 받았지만 중앙은행은 토코뱅크의 회생에 당초 추산보다 3배나 많은 자금이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한 뒤 손을 떼고 말았다.
은행들의 연쇄 파산은 단기 해외차입금의 경색에 기인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또 과다한 선물계약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권 총자산의 3배에 달하는 선물거래를 하고 있는 러시아 금융시장은 루블화가 또다시 하락한다면 더이상의 탈출구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루블화가 지금보다 10% 더 하락한다면 총체적인 금융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반 가계저축의 수신고로 장기적인 산업금융을 하는 은행은 드물고 대부분의 은행이 주주들의 개인금고로 이용되거나 정부부채를 갚는 자금창구로 이용되는 관행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 금융시장의 붕괴는 시간문제로 보인다.<김정곤 기자>김정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