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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 한약!/에블린 도먼(한국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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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 한약!/에블린 도먼(한국에 살면서)

입력
1998.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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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은 병이 나면 두가지 다른 방향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한 것 같다. 한가지는 양약적인 치료이고 다른 하나는 한약적인 치료이다. 이 두가지 치료법은 상호보완적인 것 같다. 양약이 눈에 보이는 것을 위주로 직접적인 치료를 한다면 한약은 몸을 보호하는 것을 위주로 간접적인 치료를 하는 것 같다.최근에 필자도 몸이 아파서 한국의 보통 병원에 가서 여러가지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도 낫지 않아 한국 시어머님 말씀대로 한약방에 가서 침과 뜸을 맞고 또 아주 쓴약 마시고 많이 좋아졌다. 이 약은 써서 먹기 어려웠지만 양약과 다르게 영양도 있다고 하고 생약이라 부작용이 적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약을 먹었다. 몸이 정말 괴롭지 않았다면 안 마셨을 한약을 시어머님과 남편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먹게 되었다.

그런데 평소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정말 효과가 있었다. 그 한약을 먹으면서 몸이 좋아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동양 사람들의 약인 한약이 서양 사람인 나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신통하였다. 지금까지 미신적인 치료법으로만 생각했던 침이나 뜸도 효과가 있었다. 잘 알지 못하면서 한약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편견이 사라졌다. 다음에도 병이 나면 양약과 한약으로 함께 치료할 생각이다.

그런데 아마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외국 사람들은 이 한약의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첫째는 외국 사람들이 한약에 대하여 선입관을 갖고 있고 둘째는 한약이 외국 사람들에게 잘 홍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 사는 다른 외국사람들도 병이 나면 한국 사람들처럼 한약과 양약, 두가지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 한약과 양약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하기 때문에 양약에 익숙해져 있는 외국 사람들에게는 한약이 어색할 것이고 웬만해서는 한약방에 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약의 장점을 잘 소개하고 한약방의 질적인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외국 사람들도 한약을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서울대 국사학과 박사과정·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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