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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옐친까지 나서 “도와달라”/IMF 구제금융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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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옐친까지 나서 “도와달라”/IMF 구제금융 임박

입력
1998.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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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규모 100억弗 넘을듯/주가급락·금융시장 마비/외환보유 150억弗로 격감금융위기로 벼랑끝에 내몰린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은 10일 다급한 나머지 전화통을 붙들었다. 아침에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4국 정상과 통화한 데 이어 오후에는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일본총리까지 전화로 불렀다.

러시아가 결국 100억달러가 넘는 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것 같다. 그 시기도 임박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은 수일 내에 IMF와 러시아간의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7일부터 모스크바에서 시작된 IMF와 러시아정부간의 금융지원 협상이 예상외로 시간을 끌자 옐친이 직접 나서 「SOS」를 쳤다. 100억∼150억달러규모의 IMF 구제금융협상이 조속히 타결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자칫 「제2의 인도네시아」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러시아는 IMF 긴급지원에 목을 맨 형국이다. 아시아 금융위기 전인 작년 10월말 현재 229억달러에 달하던 외환보유고가 현재 150억달러선으로 줄어든 데다 1∼2개월내 120억달러의 단기부채를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가와 주가자산 총액도 크게 떨어졌다. 루블화의 급락도 심각하다. 아시아 환란의 영향으로 올초부터 떨어진 루블화방어를 위해 중앙은행이 하루 3억∼5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루블화 절하압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이미 마비된 상황. 세르게이 키리옌코 총리가 『러시아 금융시장은 작동불능』이라고 선언했을 정도다. 이같은 경제위기는 곧바로 사회불안과 연결돼 임금이 체불된 광원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는 등 옐친의 정치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때문에 옐친은 아나톨리 추바이스 전부총리를 IMF와의 협상테이블 전면에 내세워 구제금융을 받으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IMF도 곤혹스런 처지이긴 마찬가지다. 긴축재정과 세수증대를 골자로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내놓은 경제개혁안이 수준미달이지만 이 개혁안조차 의회다수인 공산당 세력의 발목잡기로 의회 승인조차 불투명하다. 그렇다고 경제파국을 방치할 경우 파장도 간단치 않다. 자칫 러시아 경제파탄이 동유럽 경제의 연쇄적 붕괴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자초할 수 있는 데다 친서방 성향이 강한 옐친의 정치수명을 재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러시아 경제가 회생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러시아의 주수입원격인 석유산업이 몰락한데다 IMF가 강도높은 조세제도 개혁, 세수 확대, 통화절하 수용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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