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개척정신 ‘차이나드림’ 일군다/현지서 가구공장하다 실패 실의딛고 ‘富農의 꿈’/요과 12만그루에 희망 주렁주렁… ‘동지’ 찾아 귀국「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천혜의 관광섬인 중국 하이난(海南)성 둥팡(東方)시 농장지대. 신우농업종합개발공사 서재홍(徐在弘·58) 사장이 이곳 300여만평의 광활한 땅을 터전으로 영농재벌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서씨가 하이난성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미국의 토지개발신탁회사인 「위구사」의 한국지사장으로 재직하던 94년. 하이난성 관광특구 개발사업에 참여했으나 중국 국내사정으로 사업이 보류되자 서씨는 현지에서 가구공장을 시작했다가 경험부족으로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
귀국을 준비하며 실의에 젖어있던 서씨는 95년 중국 중앙정부가 발표한 농업육성정책에 귀가 번쩍 띄었다. 농업에도 문외한이긴 마찬가지였으나 파격적인 토지임대, 작목선정과 농업기술지도 등에 대한 중국정부의 약속에 모든 것을 걸어보기로 했다.
서씨는 전 재산을 털어 비옥한 둥팡지역 300만평을 「평당 연 토지세 83원」의 조건으로 30년간 조차했다. 하이난농업대학 열대작물연구소와 계약을 맺어 동방지역 일대에서만 자라는 요과나무를 작목으로 정하고 재배기법 등 자문을 받았다. 요과열매는 중국인과 유럽인이 술안주나 간식, 주스원료로 사용하는 고급 기호작물. 판로도 밝은 편이었다.
1인당 일당 20원(우리돈 3,000여원)의 값싼 노동력으로 1년여간의 개간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100만평에 묘목 12만그루를 심었다. 3년 뒤 요과 수확을 하기까지 영농경비라도 마련하기 위해 50여만평의 땅을 쪼개 땅콩과 수박, 파인애플 등을 경작했다. 『돈이 없어 더 많은 땅에 경작을 못하는 게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서씨는 또다른 계획을 생각하고 있다. 『이국에서 우리끼리 땀흘리며 일하면서 외로움도 덜고 살맛나는 조그만 마을도 가꾸고 싶다』는 것이다.
서씨가 최근 귀국한 것도 「동지(同志)」를 구하기 위해서다. 30년간의 토지세 2,500만원을 투자하면 1만평의 땅과 묘목을 30년간 제공하는 조건이다. 농사자문과 인부조달 판로개척 등도 맡아주고 사정상 직접 참여하지 못할 경우 수확량의 10%를 관리비로 받고 위탁영농도 해준다는 것.
이미 강원 횡성의 서원농협측과 영농후계자 활용을 위한 협의를 마쳤고 명예퇴직자 등 10여명이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 『1년생 묘목이어서 첫 2,3년 동안은 대체작목 수입으로 연1,500만원 남짓에 그치겠지만 3,4년 뒤 요과수확이 시작되면 3,4배 수익이 생길 것』이라는 게 서씨의 계산이다.
한편 정부도 최근들어 IMF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와 실업사태 등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인력 송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해외영농투자의 경우 작물의 시장성이나 영농조건 전망 현지정책변화 등 복잡한 변수를 일일이 파악하기 힘들어 아직까지는 적절한 도움을 주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씨의 연락처는 (02)2450050<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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