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과 별도법인 설립하고 노조도 허용 타그룹인수땐 인력과잉·수출시장 중복”삼성그룹이 기아자동차 인수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내부보고서를 작성, 기아차 인수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나섰다. 삼성은 특히 이 보고서에서 기아차를 인수하게 되면 그룹과는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고 근로자들의 노조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그룹간 빅딜이 기업자율에 맡겨졌고 기아차 입찰을 앞둔 시점에 작성된데다 그룹의 기본방침인 비노조원칙까지 깨겠다는 강한 집념을 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은 8일 보고서에서 기존업체들이 기아차를 인수할 경우 중복된 생산라인을 뜯어내는데만 시설투자비를 포함해 3조∼4조원의 자원낭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또 부품협력업체가 중복되면서 이들 협력업체가 투자한 1조원규모의 시설투자비와 각 모델에 맞춰 투입한 막대한 개발비용의 회수도 불가능할 것으로 지적했다.
삼성은 이와 함께 현대나 대우가 기아차를 인수하게 되면 부품업체를 포함해 4만명가량의 과잉인력이 발생해 대량실업이 불가피하며 특히 수출시장까지 중복돼 수출이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따라서 삼성이 기아를 인수해야 인수합병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우선 기아차를 인수하면 연간 생산능력이 삼성 20만대와 기아 90만대를 포함해 모두 110만대로 적정생산규모인 200만대에는 다소 모자라지만 기아의 해외공장 생산분 35만대를 포함할 경우 경제규모를 갖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또 현재 2,000㏄급이상 중대형모델을 주력제품으로 하고 있어 기아차와는 생산모델의 중복이 거의 없고 중복되는 협력업체도 적어 협력업체의 도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드와의 제휴가 진전돼 삼성포드기아체제가 될 경우 해외판매력이 강화되고 포드의 선진기술과 삼성의 연구 및 투자여력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은 특히 기아차를 인수할 경우 기업문화 등의 차이를 감안해 별도의 독립법인을 만들고 노조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아차 인수를 위해서라면 그룹의 기본 경영방침에도 과감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반면에 현대자동차가 기아를 인수할 경우 연구개발부문의 보강효과는 있지만 중복이 많아 합병효과가 미흡하고 대우의 인수역시 공급과잉은 물론 영업인력을 중심으로 한 대량실업을 몰고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이 보고서는 과거 주장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전보다 구체적이며 강한 인수의지를 담고있다』고 분석하고 『기아차 입찰이 임박하면서 인수희망기업간 보고서 논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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