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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도” 손잡은 英·獨 증시/증권거래소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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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도” 손잡은 英·獨 증시/증권거래소 제휴

입력
1998.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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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단일·합작회사 등 합의 英 ‘우월지위 상실’ 우려/통화·자본 분리로 선회 유럽증시 통합에 새전기『뉴욕증시에 마냥 눌려 있을 수만은 없다』 유럽 최대증시이자 전통적 앙숙 관계인 런던,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가 「뉴욕 타도」를 목표로 전격 손을 잡았다.

개빈 케이지 런던증권거래소 사장과 베르너 자이페르트 독일증권거래소 사장은 7일 런던에서 『투자자 및 주식발행자가 범유럽단일자본시장을 통해 효율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하고 『이로써 유럽단일증시 구축에 중요한 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날 합의는 런던 프랑크푸르트 두 증시간 제휴관계를 밝힌 것으로 세계 증시와 경제에 파급 영향이 크다. 우선 런던, 독일 증시는 유럽 증시규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상 유럽자본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양대 거래소이다. 더욱이 프랑크푸르트 증시는 내년 1월 출범하는 「유러(유럽 단일통화)」에 맞춰 취리히, 파리 증시 등과도 단일증시 형성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상태이기 때문에 유럽을 대표하는 두 증시의 제휴는 곧 유럽증시의 통합 전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합의내용은 크게 3가지이다. 유럽 각 증시에 각기 다른 시세로 거래되고 있는 300개 우량기업의 주식시세를 단일화 해 어느 거래소에서도 자유롭게 주문을 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과 이를 위한 증권거래 규정, 기술적 장치를 일치시켜 궁극적으로 단일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 그리고 양 거래소가 50대50의 지분으로 새로운 주식거래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합의는 통화 및 자본시장 통합에 거부감을 보여오던 런던시장이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통화와 자본을 분리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가능했다. 시가총액에서 유럽 최대이며, 뉴욕 도쿄(東京)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를 자랑하는 런던증시는 규모면에서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2배가 넘는 시장 지배적 지위로 인해 그동안 단일자본시장 구상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유러출범에 영향받은 투자자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데다.

여타 유럽증시들의 통합움직임이 가시화하자 「우월적 지위」를 상실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고조돼 왔다. 말하자면 프랑크푸르트가 유러출범과 함께 유럽 통화 및 자본의 중심무대가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런던 거래소는 이날 『투자자들이 원한다면』이란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파운드화만을 고집했던 거래통화를 유러로 바꿀 수도 있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미국보다 큰 경제규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자본시장에서만은 국가간 과당경쟁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했던 유럽증시가 유러에 버금가는 역내 경제통합을 일궈낼 수 있을 지 관심거리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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