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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문단 女 작가들의 잔치/장편소설 잇달아 발표·탈고작업 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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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문단 女 작가들의 잔치/장편소설 잇달아 발표·탈고작업 한창

입력
1998.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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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자 ‘모순’ 이어 신경숙·은희경 등/섬세하고 개성적인 창작세계 선보여여름 독서시장에 30∼40대 젊은 여성작가들의 장편소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오랜만에 전작 장편을 발표한 양귀자씨를 비롯, 각자 독특한 개성으로 창작세계를 일궈나가고 있는 신경숙 김형경 은희경 하성란씨가 탈고를 서두르고 있거나 작품을 출간했다.

우선 화제는 양귀자(43)씨. 95년 시공을 뛰어 넘는 신비주의적 사랑 이야기를 그린 「천년의 사랑」을 200만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로 만들며 문학의 대중성 논란을 가져오기도 했던 양씨는 이후 3년만에 「모순」(살림 발행)을 발표했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 한다」는 모순적 삶, 주인공인 스물다섯살의 여자 안진진은 어느 날 이런 삶에 대해 『이렇게 살아서는 안돼』라고 외치며 현실과 마주서기로 한다.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으나 판이하게 살아가는 어머니와 이모, 해독 불가능할 것같은 그의 아버지의 모습을 이해해가면서 안진진은 「나를 찾는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모순투성이로 살고 있는 이 세상 타인들의 삶을 이해하고 껴안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무의미하고 사소해 보이는 일상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소설적 특징이 다시 드러나는 작품이다.

신경숙(35)씨와 서른여덟 동갑인 작가 김형경, 은희경씨의 작품은 각각 출간되기 전부터 문단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작집 「풍금이 있던 자리」이후 장편 「외딴 방」「깊은 슬픔」, 96년 펴낸 창작집 「오래 전 집을 떠날 때」등으로 90년대 대표적 여성작가로 떠오른 신씨는 새 장편 「기차는 7시에 떠나네」의 마무리작업에 한창이다. 「기차는…」은 계간 「문학과 사회」에 올 봄호까지 3차례 연재했던 작품. 과거에 대한 기억을 통째로 잃어버린 한 여자가 해외여행에서의 어떤 경험을 계기로 그 기억을 더듬어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 신씨 특유의 감성적 문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김씨와 은씨는 각각 일간지에 연재했던 「피리새는 피리가 없다」,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를 개작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씨의 작품은 언더그라운드가수들의 생활이라는 흥미있는 소재를 강렬하고도 섬세한 문체로 그린 장편.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와 자전적 소설 「세월」등 호흡이 긴 장편에서 장기를 보여온 김씨의 역량이 기대되는 소설이다. 은씨의 작품은 출세작 「새의 선물」에서 어린 나이에 일찍 인생을 알아버린 여주인공이 그 후 성장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마이크로 묘사」라고 불릴 정도로 사물에 대한 극도로 세밀한 묘사를 통한 현실과 인간심리의 드러내기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 하성란(31)씨도 첫 장편 「식사의 즐거움」(현대문학사 발행)을 내놓았다. 부모가 진짜 부모가 아니라는 환상에 시달리는 이른바 「기억과잉 증후군」을 앓는 주인공 남녀가 상상 속에 존재하는 부모를 찾아 헤매며 가족과 자아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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