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부위 옷·천 제거말고 병원에 옮겨야/독사에 물린 부위 15분내 빨면 독 일부제거/출혈 심할땐 거즈·생리대 등으로 지혈산과 계곡을 찾는 피서인파가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해방감에 긴장을 풀게 되면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기 쉽다. 야외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와 응급처치요령을 알아본다.
■골절·화상=나무등에서 떨어져 골절상을 입었을 때는 나무판, 널판자, 잡지, 베개, 우산등으로 골절부위를 고정한다. 이 때 부목으로 이용하는 물체와 골절된 팔·다리 사이에 완충역할을 하도록 수건이나 옷등을 끼우고 묶는 게 좋다. 목이나 허리를 다친 경우 하반신마비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환자를 건드리지 말고 전문의료진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버너등에 화상을 입었을 때는 화상 부위의 옷이나 천을 제거하지 말고 더러운 물건이나 먼지가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병원으로 옮기도록 한다.
■뱀에 물렸을 때= 우리나라에는 12종의 뱀이 서식한다. 이 중 독사는 살무사 율모기(일명 유혈목이 또는 꽃뱀)등 두 종류. 뱀에 물리면 몸에 독이 들어갔는지 여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살무사에 물리면 두 개의 작은 천공상(송곳에 찔린 것같은 상처)이 1㎝간격으로 있고 주변이 부어오르며 통증이 심하다. 물린 뒤 5∼10분부터 이런 증상이 시작돼 8∼36시간 지속된다. 1시간이 지나도 부종, 심한 통증이 나타나지 않으면 독사가 아닌 것으로 봐야 한다. 율모기는 앞이빨에 물리면 해가 없으나 뒤쪽의 독니에 물리면 전신 내출혈이 발생하며 신부전을 일으켜 사망할 수도 있다.
응급처치는 우선 독을 제거하거나 확산을 방지하고, 2차적으로 독에 의한 전신반응을 치료한다. 독사의 독은 과민반응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단시간내에 응급상황이 생기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환자를 진정시키는 게 중요하다. 팔이나 다리를 물렸을 때는 물린 부위의 위쪽을 정맥혈류만 차단할 정도의 압력으로 묶는다. 독소는 물린 부위에 30분 정도 머무르므로 15분 내에 빨아내면 일부를 제거할 수 있다. 칼로 물린 부위를 짼 후 빠는 방법은 아직 논란이 있고 신경이나 혈관, 인대가 끊어질 위험도 있다.
■벌에 쏘였을 때=벌의 독이 피부에 들어가면 심한 통증과 홍반, 부종, 열감(熱感)을 동반하는 염증반응이 나타난다. 수시간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말벌은 독의 양이 많아 전신이 마비될 정도의 통증이 발생한다. 과민반응은 벌독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이다. 과민성 체질인 사람에게서 15분 내에 나타난다. 환자는 혈관부종이나 기관지경련, 쇼크로 현장에서 숨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 드물지만 비교적 큰 벌에 수십 곳을 쏘이면 심한 신부전에 빠지는 수도 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얼음찜질을 해주면 통증이 감소한다.
꿀벌의 침은 갈고리 모양이어서 일단 쏘이면 피부에 박혀 20분 정도 독액을 계속 주입한다. 따라서 침을 빨리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이 때 손가락이나 핀셋으로 독낭을 잡으면 남아 있던 독액이 일시에 주입되므로 면도칼이나 전화카드등으로 면도를 하듯 제거해야 한다.
■출혈=상처를 입어 출혈이 심할 때는 지혈한 뒤 즉시 병원으로 옮긴다. 가장 좋은 지혈법은 상처부위를 살균된 거즈나 패드로 눌러주는 것. 거즈를 구하기 어려울 때는 생리대나 깨끗한 손수건으로 눌러도 된다. 이마저 없을 때는 맨손으로라도 상처를 압박해야 한다. 5∼10분간 누르고 있으면 출혈이 멈춘다.<김성중 포천중문의대 교수·분단차병원 응급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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