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代 미시족도 생겨/기름진 음식 먹는다고 악화하지는 않아여드름을 흔히 「청춘의 심볼」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드름이 사춘기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멋쟁이 아가씨나 미시아줌마들도 갑자기 얼굴에 뭐가 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여드름이라고 알려 주면 『이 나이에 무슨 여드름? 학창시절에도 여드름 난 적이 없었는데』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드름은 20∼30대에도 생길 수 있다. 과거에는 화장품 탓으로 돌렸지만, 최근 제조기술이 발달해 이런 경우는 드물다. 나이 든 여성에게 여드름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가정주부보다는 직장여성, 특히 전문직 여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집안 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성격을 지닌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분비의 증가가 여드름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신생아에게도 20% 정도는 여드름이 생긴다. 엄마에게서 받은 호르몬의 영향일 것이다.
여드름은 피부에 기름기가 많은 사람에서 잘 생긴다. 그렇다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피부에서 피지를 많이 만들어내 여드름이 악화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상당히 그럴 듯한 논리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피지선에서 분비되는 피지의 양은 피지선 자체에서 조절되므로 외부에서 섭취한 지방의 양과 관계가 없다. 아무리 기름진 음식을 먹어도, 또는 반대로 야채만 먹더라도 피지의 양이나 여드름에는 영향이 없다.
여드름이 난 사람에게 꾸준히 연고를 발라야 한다고 말하면 땀구멍이 커지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경우가 많다. 털이 나오는 모공을 잘못 안 것이다. 땀구멍은 아주 작아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여드름은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데도 이를 배출하는 모공의 입구가 좁거나 막히기 때문에 생긴다. 여드름 치료제는 이처럼 막힌 모공을 뚫어주는 효과가 있다.
잘못 알려진 상식 중 하나는 얼굴을 자주 씻어 기름기를 제거하면 여드름 치료에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드름 발생에 관계되는 것은 피부 표면의 피지가 아니라 피지선에서 만들어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피지이다. 이미 모공을 통해 밖으로 나온 피지는 여드름과 전혀 상관이 없다. 번들거리기 때문에 미용상 문제가 있을 뿐이다. 아무 비누나 선택해 따뜻한 물로 하루 2회 정도 씻는 것으로 충분하다.<김방순 인제대외대 교수·상계백병원 피부과>김방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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