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민간오페라단 카르멘·리골레토 등 4편/11월 한달 매일 번갈아 공연/‘한국오페라 르네상스’ 대실험48년 「라 트라비아타」공연으로 한국오페라사가 열린지 올해로 반세기. 그러나 한국오페라는 축하받기는 커녕 죽느냐 사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안 그래도 만성적자인 오페라 제작이 IMF한파까지 겹쳐 고사위기에 빠졌다.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올들어 올라간 오페라는 「라 트라비아타」한 편뿐이다. 국내 유일한 오페라전용극장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이다.
위기감을 느낀 예술의전당과 민간오페라단이 힘을 합쳤다. 11월 한 달간(3∼29일, 월요일 쉼) 네 편의 오페라를 매일 번갈아 공연하는 오페라 페스티벌을 열기로 한 것이다. 한국오페라의 르네상스를 염원하는 사상 초유의 기획이다. 여러 편의 작품을 일정기간 공연하는 오페라시즌 운영은 유럽 미국등 오페라 선진국에서나 있는 일로 동양에선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한 시도이다.
이를 위해 예술의전당과 민간오페라단총연합회는 페스티벌 조직위원회(위원장 최종률 예술의전당 사장)를 구성, 「카르멘」 「리골레토」 「라보엠」 「황진이」(이영조 작곡 창작오페라)를 공동제작키로 2일 약정서를 체결했다. 조직위에는 김자경오페라단 한국오페라단 서울오페라단등 꾸준히 활동해온 10개 민간오페라단이 참여, 각자 따로 준비하던 작품을 취소하고 페스티벌에 역량을 총집결한다.
오페라 페스티벌은 모험에 가깝다. 주요 배역은 신인과 기성을 불문하고 모두 오디션(접수 18일까지)으로 뽑는다. 인맥 학맥으로 캐스팅이 이뤄져온 관행을 깨부수는 「혁명」이다. 성패는 오디션의 공정성 확보에 달려 있다. 「오디션은 신인이나 하는 것」이라는 통념을 버리고 지명도와 실력을 갖춘 성악가가 얼마나 응시할지 미지수다.
매일 무대를 전환해야 하는 데 따른 기술적 어려움도 만만찮다. 예술의전당 스태프는 『인력부족등으로 힘은 들겠지만 해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무대장치는 전환이 쉽고 재활용할 수 있게 조립식으로 만든다.
조직위 부위원장 문호근(예술의전당 예술감독)씨는 『페스티벌을 연례화해 아시아 최고 수준의 오페라를 보려면 가을철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가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페스티벌은 매일 다른 작품으로, 4편의 오페라를 5회씩 총 20회 공연한다. 총예산 12억원. 5억원의 국고지원을 신청했고 나머지는 협찬, 매표수입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공연수익의 20%는 오페라 발전기금으로 적립한다. 조직위는 이 페스티벌을 한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마련, 외국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02)5801134<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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