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영환이다. 나무랄 데 없는 노래, 당당한 무대매너. 영원한 청춘의 몫인 테너로 부족함이 없다.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김영환독창회가 열린 지난 달 30일은 억수같은 장마비가 내렸다. 그는 김덕기 지휘 코리안심포니의 반주로 「무정한 마음」「넌 왜 울지 않고」등 친숙한 나폴리민요 8곡(1부)과 「네순 도르마」「별은 빛나건만」등 오페라 아리아 4곡(2부), 앙코르 2곡을 불렀다. 그가 노래하는 동안 세 번 태양이 떴다. 1부 첫 곡 「태양의 나라」, 2부 첫곡 「태양아 떠올라라」, 앙코르 「오 솔레미오」에서. 햇살처럼 뻗치는 눈부신 노래가 우중충한 날씨를 날려버렸다. 자연스런 호흡, 완벽한 발성과 놀랄 만큼 정확한 음정처리는 감탄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노래의 맛을 제대로 살려내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지난달 서울시립오페라단의 「호프만의 이야기」로 급부상한 테너 김재형은 『같은 테너로서 부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것은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어서 진가를 다 발휘하지 못한 점. 습기가 적이었다. 무대 조명의 뜨거운 열기 아래서 눅눅하고 더운 공기를 가르며 노래하기란 고역이다. 예술의전당은 가수가 최적의 상태로 노래할 수 있게 습도 조절에 좀 더 신경썼어야 했다. 오케스트라도 불만스러웠다. 노래가 살아나도록 소리를 알맞게 줄여주지 않아 그를 고생시켰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는 멋지게 해냈다. 객석에선 브라보가 터졌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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