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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71년 大選 장충동유세 녹음테이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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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71년 大選 장충동유세 녹음테이프 공개

입력
1998.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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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전의 개혁공약’/“노사공동委 구성·대기업 탈세방지” 약속/“대통령 되면 아첨꾼들 찾아올것” 말하기도71년 대선당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장충동 유세」 전부를 녹음한 테이프가 3일 공개 됐다. 당시 신민당 선전국 간사였던 윤선홍씨(尹善弘·60·한국 마사회 보안부 근무)는 최근 청와대측에 편지와 함께 27년간 지녀온 녹음 테이프를 전달했다.

4월 18일 선거일을 9일 앞두고 서울 장충동 공원에서 열린 유세에는 당시로서는 선거사상 최대인 50만명(추산)이 운집, 선거전의 분수령이 됐다. 또 당시로선 파격적인 김대중 후보의 연설 내용도 두고두고 회자됐다. 그러나 연설테이프는 같은 해 신민당 공천 파동에서 중앙당 기물이 파괴·도난 당하는 과정에서 유실됐으며, 김대통령 본인도 연설 전문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편지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드리려고 테이프를 가보로 보관해왔다』고 말했다.

연설에는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김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 정책의 상당수가 그대로 담겨 있어 시선을 끌었다. 당시 김후보는 『정권을 잡으면 노·사 공동위원회를 만들어 노동자가 생산에 참여하는 동시에 분배에도 참여하고, 국민이 건설에 참여하는 동시에 건설의 혜택도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게 하겠다』며 오늘의 노사정위원회와 「고통 분담」정책의 원형을 제시했다. 김후보는 또 『대기업의 탈세와 감세를 막고, 부유세와 특별소비세를 신설, 일부사치층과 권력층에 고지서로 철추를 내리는 동시에, 세금이라는 바윗돌에 짓눌려 숨도 못 쉬고 사는 중소상공업자들을 구제하는 일대 혁명을 단행하겠다』며 조세제도 개혁을 약속했다.

김후보는 『은행을 몇사람의 개인 소유물이 아니라 전국민이 내 것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금융 개혁) 『중앙정보부에 대해 일대 결심을 해 해외정보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고, 공산당을 잡는 일은 검찰과 경찰이 하도록 하겠다』(정보기관 개혁)등의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대통령 당선후 자신이 처할 상황에 대한 「예언」이나, 「미완(未完)의 공약」 들도 연설에 담겨 있다. 김후보가 『집안이 잘되려면 아들을 잘 키워야 한다』고 비유한 뒤 『처음부터 부통령을 만들고 키워 내가 나가더라도 안심할수 있는 사람을 길러야 한다』고 후계구도의 조기 가시화를 역설한 게 눈에 띈다. 김후보는 『나도 청와대에 들어가면 찾아 오는 사람마다 아첨만 하고, 마치 공화당의 윤모씨 같이 「각하는 모든 것을 잘한다」고 할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후보는 이어 『벼슬을 하면서 「박정희(朴正熙)씨는 단군이래 위인이다」라는 말을 한 사람이 우리가 대통령이 됐을 때 또다시 와서 「김대중 대통령은 천지가 놀란 위인이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설파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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