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의 국장급인 한국계 미국인이 이런 말을 했다. 『왜 한국 관리들은 미국사람들 앞에서 떳떳치가 못합니까. 한국보다 훨씬 뒤떨어진 나라에서 미국 관청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저 할 말을 다하고 가는데, 한국서 오는 공직자들은 무엇이 꿀리는지 우물쭈물합니다. 그 까닭을 알 수가 없어요』그 사람 말을 듣고 나니 은근히 화가 났다. 어찌하여 한국인은 제밥 먹고 제일을 하면서도 외국인을 대할 때, 특히 미국 사람들 앞에서 떳떳하지가 못한 것일까. 둘이 앉아서 그 까닭을 이모저모로 따져보았다. 일본사람, 중국사람만 우리보다 나은 것이 아니고 심지어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마저도 우리보다는 훨씬 분명하게 의사표시를 하고 간다니 이것이야말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 아닐까.
미국의 상무부를 찾는 한국의 공무원들은 일반적으로 영어가 모자라기 때문에 의사표시를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 우선 드러난 한가지 결함이었다. 언어의 구사가 자유롭지 못하면 영어에 능통한 통역을 거느리고 갈 것이지 왜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혼자 가는 것인가. 국가적 이익이 얽혀있는 중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마당에 그런 불성실한 자세가 어디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두번째 결론은 이런 것이었다. 한국인은 필요이상으로 미국인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 큰 나라이고 자원도 풍부하고 군사력도 막강하니 강대국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우방국가인데 왜 압도되어 할말도 못하는가. 미국인은 한국인을 내심으로 우습게 알고 있다는 선입관념 때문인 것 같다. 약속을 곧잘 어기고 거짓말을 곧잘 하고 무슨 일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국민으로 저들이 우리를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이 없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우리의 과거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 앞으로는 거짓말 않고 약속 지키고 책임질 줄 아는 국민이 되고 공무원이 되어 미국 사람만 아니고 어느 나라 사람이라도 당당하게 대할 수 있는 한국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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