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 출시하자 폭발적 인기70년대 초반까지도 우리나라에는 가볍고 간단하게 먹을 스낵이 거의 없었다. 가게에서 파는 것으로는 기름에 튀긴 꽈배기나 과자 정도였다. 그러나 기름에 튀긴 것은 먹을 때마다 손과 옷을 더럽히고 많이 먹으면 속이 불편해지는 등 문제가 있었다. 설탕이 많이 든 과자는 입에 달지만 치아나 식욕에 해롭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던 중 71년 12월 우리나라 최초의 스낵과자인 농심 새우깡이 출시됐다. 고소하고 담백하며 기름과 설탕이 거의 함유되지 않아 많이 먹어도 위에 부담감이 없는 새우깡. 출시 즉시 새우깡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새우깡은 그 이름 때문에도 유명해졌다. 도대체 「깡」이란 말이 무슨 뜻일까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깡」이란 말은 어떤 의미를 갖는 단어가 아니다. 농심의 신춘호(辛春浩) 사장이 신제품의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심하고 있던 중 유치원에 다니던 막내딸이 혀짧은 소리로 부르는 노랫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아리깡, 아리깡, 아라아리이요』 세살된 어린애가 「아리랑」노래를 부르는데 「랑」의 발음이 어려웠는지 「아리깡」하는 것이었다.
이때 힌트를 얻은 신사장은 「깡」이라는 말을 당시 개발 중이던 새우스낵에 붙이기로 했다. 「깡」은 어린아이조차 쉽게 발음할 수 있는 음절이며 동시에 음성학적으로도 맑고 청아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깡」은 이후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 등에도 사용되고 「깡」은 곧 스낵이란 말과 통했다.
새우깡은 회사의 성장에 여러 측면으로 기여했다. 우선 새우깡 개발 3개월만에 회사 전체의 매출외형이 350% 증가했다. 또 새우깡 출시 이전에는 3개월 정도였던 매출채권의 회전기간이 평균 20일로 감소했다.
새우깡의 거래는 대부분이 현찰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많은 거래선에서는 현금을 미리 가져다 주며 새우깡을 달라고 호소했다. 새우깡을 실은 트럭이 지방영업소로 달리면 그 트럭 뒤로 자전거 30여대가 따라가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빨리 새우깡을 받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트럭을 뒤따르는 소매상들이었다. 면류의 매출도 아울러 급증했다. 새우깡 한 상자를 받기 위해 면류 몇 상자를 함께 사는 것이 유행했기 때문이다.
새우깡은 오늘날에도 많은 소비자의 사랑을 받으며 30여년 가까이 장수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장수하는 브랜드는 기업이 시대의 변화를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불멸의 브랜드. 이 것이야말로 기업의 장수 비결이 아닐까?<서울대 경영대 교수>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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