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문화의 세계지배 막자”/오타와 19國 문화장관회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문화의 세계지배 막자”/오타와 19國 문화장관회의

입력
1998.07.03 00:00
0 0

◎“연예·오락물 범람으로 각국 고유문화 상실 위기”/다자간 투자협정때 압력행사 연대 합의「가판대에 진열된 잡지 5권 중 4권이 미국 잡지,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의 96%가 할리우드물…」 미국과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의 현실이다. 국기, 국가(國歌)만 다를 뿐 도대체 미국과 구분지을 「내셔널 아이덴티티(국가정체성)」를 찾기 어렵다.

지난달 30일 캐나다의 수도 오타와에서 개최된 19개국 문화장관회의는 참가국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공통의 위기감을 반영한 반미(反美)문화회의였다.

이 회의의 취지는 점차 심화하는 미국 문화의 세계 독점지배 체제 속에 사라져 가는 고유 문화의 독창성 및 다양성 보존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었다.문화의 미국 예속성을 통렬히 비판해 온 셰일라 콥스 캐나다 문화유산장관의 주최로 열렸다. 이번 회의는 3월 유엔 주관으로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문화회의의 고위급 회담성격이다. 당시 참가국들은 미 문화의 일방적인 세계 지배를 우려하면서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특히 다음 세계무역협정으로 예정된 다자간투자협정 논의에서 문화적 요소는 특별 예외 조항으로 두도록 함께 압력을 행사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주도로 진행되는 자유무역주의와 시장개방을 통해 미 문화의 침투가 더욱 걷잡을 수 없게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타와회의에 참석한 19개국은 우선적으로 외교, 통상 및 투자협상에서 문화 문제에 더 큰 비중을 부여하기 위한 실무그룹 구성에 합의했다. 이들은 또 범람하는 미국의 연예오락물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인터넷 웹사이트 문화 프로그램 제작 등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캐나다 영국 스웨덴 아이슬랜드 크로아티아 멕시코 브라질 등이 참석한 이 회의가 「미국 성토」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아니다. 당초 40개국이 초청됐으나 19개국만이 참석하고 반미 문화의 선봉장격인 프랑스는 하급관리를 보내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

역시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의 경우가 전형적인 예다. 내년 회의 개최지로 선정된 멕시코는 미 문화의 과도한 침투는 상당하나 심각한 지경은 아니라면서 그이유를 스페인어권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면에는 문화보다경제가 우선이라는 속사정이 깔려 있는 것이다.<뉴욕=윤석민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