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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썩었을 줄이야…”/충격적인 부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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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썩었을 줄이야…”/충격적인 부실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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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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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 5개 은행 자본 완전잠식/조건부승인 빅4 홀로서기 의문금융감독위원회는 「6·29 은행 퇴출」에 대한 판정시비가 계속되자 12개 심사대상 은행들에 대한 판정내용과 기준을 1일 전격 공개했다. 공개된 판정내용은 5개 퇴출은행이 2000년까지도 부실의 구렁텅이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특히 이번에 「조건부 생존」 판정을 받은 국내 간판급 대형은행인 조흥·상업·한일·외환은행들 조차 국제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부실정도가 심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5개 퇴출은행의 부실

이번에 퇴출된 동화·동남·대동·충청·경기은행의 경우 경영부실이 워낙 심해 가만히 두더라도 몰락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은행의 6월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동화 마이너스 5.20%, 동남 마이너스 6.41%, 대동 마이너스 8.88%, 충청 마이너스 6.53%, 경기 마이너스 8.65% 등으로 예상됐다.

이들 은행은 내년 6월에도 각각 마이너스 3.12%, 마이너스 3.49%, 마이너스 9.40%, 마이너스 3.16%, 마이너스 7.09% 등으로 금감위가 요구하는 기준(국제업무 포기시 4%)의 충족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퇴출은행들은 3월말 현재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모두 자본잠식상태였다. 자본잠식(부채초과) 규모는 충청 1,709억원, 경기 1,231억원, 동화 2,136억원, 동남 1,185억원, 대동 2,942억원 등에 이르렀다. 부채 비율도 충청 36.3%, 경기 49%, 동화 28%, 동남 20.9%, 대동 34.1% 등으로 높았다.

■조흥·상업·한일·외환은행 현황

국내 금융계를 대표해온 선발 시중은행인 조흥·상업·한일·외환은행의 BIS 비율이 1∼4%대에 불과하고 전체 여신에서 부실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대라는 것은 금융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 은행이 몸집을 줄여 우량은행 또는 대형 시중은행과의 자발적인 합병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과연 홀로서기가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0일 『은행 퇴출이 일부 지방·후발은행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들 은행의 부실정도가 예상밖으로 심각하며 4개 은행의 자발적 합병등 획기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을 지적한 대목이다.

4개 은행의 3월말 현재 BIS 비율을 보면 한일은행이 4.09%로 상대적으로 높지만 상업 3.28%, 외환 1.98%, 조흥 1.49% 등으로 모두 5%대를 밑돌았다. 6월말 BIS 추정치도 한일 4.24%, 상업 4.31%, 외환·조흥 각각 1.77% 등에 그쳤다.

이들 은행의 BIS비율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기존 은행감독원의 부실기준(3개월 이상 연체)보다 대폭 강화된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한 평가기준(1개월 이상 연체)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요주의 이하 부실여신 규모는 외환은행이 무려 28.6%(10조7,923억원), 상업 24.3%(7조2,486억원), 한일 20.2%(6조7,718억원), 조흥 19.2%(6조9,256억원)였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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