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누출 체포 잇단 실패로/보스니아에 특수요원 투입/평화유지군 몰래 진행97년 12월 중순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보스니아 투즐라에 화물수송기 C170이 나타났다. 화물기는 컨테이너 박스 하나를 지상에 투하한 뒤 이내 사라졌다. 경계중이던 러시아 폴란드 군인들은 낌새조차 차리지 못했다. 박스에서는 65명의 요원들이 빠져 나와 미중앙정보국(CIA) 비밀 아지트로 향했다. 보스니아의 「전범 사냥꾼」으로 불리는 미해군 특수부대 SEAL 요원들의 극비작전 「녹색빛」의 시작이었다.
미국은 1년전부터 보스니아 일대에 300여명의 요원들을 투입, 베트남전쟁 이후 최대의 비밀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목적은 구유고연방 내전과 관련, 국제전범으로 기소된 라도반 카라지치 전 세르비아대통령, 라트코 믈라디치 군사령관 등 인종청소 주범들을 체포하는 것.
전범 체포작전에 투입된 요원들은 특수부대 「그린 베레」와 CIA, 국가안보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베테랑들이다. 그러나 이처럼 최강의 요원들이 첨단 도청기 등 초현대식 장비와 현지 정보원, 5,000만달러라는 막대한 작전비를 투입해 전범 체포에 나섰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작전 정보가 새 나간 것이다. 카라지치가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일 지역의 지하벙커를 미군들이 극비리에 덮쳤으나 이미 카라지치 일당들은 자취를 감춘 뒤였다. 조사결과 프랑스군 여군장교와 이탈리아 군관계자가 미군작전을 사전에 카라지치 일당에게 알려준 사실이 드러났다.
이때부터 미국은 작전을 이원화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다른 나라 요원들과 공조하는 「황갈색별 작전」, 미국 단독으로 카라지치만을 잡기 위한 「녹색빛 작전」으로 구분한 것이다. 「녹색빛 작전」에 투입된 요원들의 실체는 미국 최고위층만 알 뿐 평화유지군 사령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 작전에 투입된 요원들은 유고 내전당시 살인과 강간을 일삼았던 경찰간부등 상당수를 체포하고 페일 지역에 있는 카라지치의 몇군데 비밀아지트를 파악한 데 이어 그를 경호하는 군인 70여명의 동태 점검에 성공했다. 특수요원 책임자는 이제 명령만 남아있을 뿐이라고 단언한다. 카라지치를 체포하든 사살하든 그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정리=배국남 기자>정리=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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