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恨의 민족정서로 위기 이길수 있다”/경제난 극복위해 개혁 반드시 이룰것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30일 오후 고려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우리 민족을 생각한다」는 제목으로 특강을 한뒤 대학생 4명의 질문에 답변했다. 현직 대통령이 대학 강단에서 강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전 원고 없이 진행된 김대통령의 강연은 1시간여동안 KBS, SBS 등 TV가 생중계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나란히 강연장에 도착, 고려대측으로부터 명예 경제학 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김대통령은 먼저 강당에 자리한 900여명의 고려대 교수진 및 학생들에게 『공자 앞에서 논어를 강의하고, 부처님 앞에서 설법한다는 말처럼 외람되다는 생각이 든다』며 격의없는 분위기를 유도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경제학박사 학위는 의미가 있다』며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개혁을 잘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우리 민족의 특징을 ▲문화의 재창조 ▲교육열 ▲저항정신 ▲한(恨)의 정서 등 4가지로 정리하고 『지식과 창조력의 시대인 21세기는 한민족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해동불교, 퇴계의 2기2원론이 보여주듯 우리는 고급 문화를 조선화하고 재창조했다』면서 『세계에서 우리에 버금가는 교육열을 가진 민족은 유대민족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해방까지 40년 동안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무장투쟁을 한 저항정신, 민중이 좌절된 소망을 안고 이를 이루려고 몸부림치는 독특한 한(恨)의 정서는 모두가 우리민족의 저력』이라면서 『도피하지 않고 현세에서 소망을 이루겠다는 정서가 있는 한 우리는 IMF사태도, 분단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 떼의 방북으로 나보다 유명해졌다』고 조크를 던진 뒤 『그러나 햇볕은 몸을 따뜻하게 할 뿐아니라 음지 구석구석의 악한 균을 죽이는 작용도 한다』고 말해 일관된 대북(對北)화해노선을 추진하되 도발은 용납치 않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강연에 이어 대학생 4명의 질의에 30여분동안 답변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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