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세이항공 ‘실업기금 마련’/50석 PC통신 입찰 10.6대1「실업자 기금도 내고, 홍콩도 가고」
캐세이패시픽항공 한국지사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급증하는 실업자구제를 위한 기금마련의 일환으로 실시한 서울홍콩 왕복 항공권 50매 경매전에 560여명이 참가, 10.6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이번 경매에 부쳐진 항공티켓은 홍콩에 새로 문을 여는 신국제공항 개항일인 7월6일 김포를 출발하는 CX417편 여행권. 서울발 홍콩 신공항행 「처녀출항」캐세이항공에 동승할 수 있는 이 티켓은 특히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정상가인 44만원짜리 티켓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뿐아니라, 수익금이 모두 국내 실업기금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IMF형 실속·알뜰 여행자들에게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팩스와 하이텔 등 PC통신으로 입찰신청을 받은 캐세이측은 매전이 벌어진 최근 이틀간 사내 총 10개의 팩스가 불통이 될 정도였다. 직원들은 팩스종이를 갈아 끼우기에 여념이 없었고 새벽에도 각종「사연」을 담은 입찰신청서가 쏟아졌다. 10대 젊은층들의 PC통신을 통한 신청이 폭주해「홍콩티켓 잡기」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경매 참가자 중에는 입찰가 8만1,000원을 적은 초등학교 3학년 등 「과감형」을 비롯 자신이 청각 장애자임을 강조하는 「동정형」과 월드컵의 실망을 홍콩에서 달래보겠다는 「만회형」, 항공권 경매전에 그저 호기심으로 참여한다는 「심심풀이형」, 7월의 홍콩 대바겐세일전을 고대하는 주부들의「홍콩을 향한 여심(女心)형」등 다양했다. 50석에 대한 낙찰가는 25만원으로 정상가보다 약 43% 할인된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최고 입찰가는 32만7,000원으로 평균입찰가보다 18만원이상 높았다.
토마스 오웬 마케팅담당이사는 『홍콩반환 1주년과 홍콩 신국제공항의 개항을 기념하기 위해 실시된 이번 항공권 경매전에 월드컵 열기에 못지않게 한국사람들의 참여가 높아 기쁘다』며 『특히 이번 경매전을 통해 모아진 수익금을 한국일보사에 기탁, 실업자 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 역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항공사가 국내 실업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같은 행사를 개최해 이색적인 느낌』이라며 『국내업체들도 이와같은 외국기업들의 자세와 마케팅 전략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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