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성(36세)佛 최고권위 실험작가 등용문.‘살롱 드 몽루즈’서 그랑프리.“현대의 단절 구상화로 표현”/이호중(40세)러 ‘레핀 인스티튜트’ 유학.한국인 첫 졸업생 최우수상.“전통에 근거한 새 영역 펼쳐”장기불황으로 우울한 화단에 두 젊은 작가가 낭보를 전해왔다. 프랑스의 공모전 「살롱 드 몽루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그랑프리를 차지한 박광성(朴珖成·36)씨, 러시아 「레핀 인스티튜트」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6년 전과정을 마치고 졸업생 최우수상을 받은 이호중(李浩仲·40)씨. 학맥이 중요한 우리 풍토에서 내세울 것이 없던 그들은 외국에서 「자기 것」을 만들어냈다.
이호중씨는 「고전을 가르치는 학교가 없어」 충암고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치가 좋아 서정적 풍경화가로 입지를 다졌다. 93년 미술평론가 신항섭씨의 권유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240년 전통의 「러시아 미술아카데미레핀 인스티튜트」에 입학, 그림이 달라졌다. 6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이달 초 졸업한 그는 작품 「빛」(200×160㎝)으로 「바흐발라 싸베타(심사위원 전원찬사)」상을 수상했다. 일본군에 총살당한 의병을 십자가에서 끌어내리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극사실적 터치에도 불구하고 땅에서 빛이 올라오는 분위기를 자아내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같다』는 평을 받았다.
이씨는 『신화나 역사를 조망한 역사화로 서양이 그리지 않은 우리 미술의 전통을 세워보겠다』고 말했다. 작품이 되면 1년 후 전시를 가질 계획이다.
프랑스의 수많은 공모전 중 실험적인 현대작가의 등용문으로 가장 높게 인정받는 살롱 드 몽루즈전. 올해로 43회를 맞은 공모전에서 박광성씨는 5월19일 경쟁자 5,000여명을 제치고 구름을 그린 평면작품 「소유와 존재」(195×260㎝)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92년 무작정 파리로 건너간지 6년만의 결실이다. 지난 해에야 파리 8대학에 입학한 것도 그림에만 매달렸기 때문이다.
『동양적 정서로 호소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다』는 그의 작품은 한 국가나 민족을 특정하는 이미지를 드러내지 않는다. 「흰색보다 더 순수한」 검정색 주조의 화면에 베르니(기름)를 물감에 섞어 그린 환상적이고 투명한 구상화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되는」 현대사회의 단절된 모습을 구상화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7월18일∼8월16일 하루 평균 5,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파리 라데팡스그랑아쉬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열고 내년에 수상기념전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에서의 개인전은 7월24일까지 조선화랑(025163437)에서 열리고 있다.<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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