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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 ‘쥐락펴락’ BIS 비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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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 ‘쥐락펴락’ BIS 비밀모임

입력
1998.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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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10國·스위스 중앙銀 국제결제銀 총재 등 13명/매월 한차례씩 베일속 토론/합의따라 세계경제 ‘주물럭’국내의 5개 은행을 퇴출시킨 자기자본 비율(8%)을 정한 국제결제은행(BIS)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누가 참석하는가? 워싱턴 포스트는 29일 BIS 모임의 성격과 기능 등을 다룬 기사를 통해 BIS는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이라고 보도했다.

매달 한차례씩 스위스의 바젤에 있는 국제결제은행에서는 비밀모임이 열린다. 일요일 저녁시간을 택해 라인강이 굽어보이는 BIS 건물 18층에 세계 은행가의 거물들이 모여 세계 경제를 주무르고 있다.

참석자들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선진 10개국과 스위스의 중앙은행 총재, BIS 총재 등 13명. 가장 영향력이 센 미국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과 뉴욕 FRB의장 등 두 명의 참석자를 보내고 있다. 가끔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손님으로 초청된다. 이 비밀모임은 국제적인 통화공급의 문제를 사실상 결정하는 자리가 된다. 일정이나 내용 등이 일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이 모임은 모든 외교적 의전이 생략된 사적 회합의 성격을 갖고 있다. 참석자들은 일체의 보좌관을 거느리지 않으며 사전에 준비된 의제도 없고 토론에 대한 아무런 기록도 없으며 물론 모임이 끝난 뒤에도 코뮤니케나 언론발표 등도 없다. 은행가들끼리의 신뢰구축을 위해 아무런 구애를 받지않고 솔직한 대화만을 중요시하고 있다. 오직 통화의 거래에 대한 안정을 확보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이들은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자국 정부에 대한 책임마저도 지지않고 기탄없는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형성된 합의사항은 실제로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방향으로 곧 실천에 옮겨진다.

지난해부터 「BIS 비밀모임」의 주요 의제는 단연 일본과 아시아 국가의 금융위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있었던 모임에서는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좀처럼 쉽게 해결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내달 10일 홍콩에 BIS 사무실을 열기로 했다. 또 11일에는 유럽대륙을 처음으로 벗어나 도쿄(東京)에서 모임을 갖기로 해 일본의 금융기관 개혁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한국의 금융위기와 관련, 단기외채의 압박이 심해 모라토리엄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된 것도 이 모임이었고 각국의 은행을 설득해 중장기외채로의 전환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바로 이 모임이었다.

BIS는 제1차대전이 끝난 뒤 패전국인 독일의 전후배상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1930년 유럽 중앙은행총재들이 모여 설립했다. BIS내에 설치된 「은행감독을 위한 바젤위원회」가 마련한 은행자산의 평가를 위한 기준은 이제 국제적 기준으로 통용되고 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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