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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망 암호 바꿔놓고 잠적/6·29 빅뱅­퇴출銀 조직적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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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망 암호 바꿔놓고 잠적/6·29 빅뱅­퇴출銀 조직적 저항

입력
1998.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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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6·29 은행 구조조정」에 대한 퇴출은행 직원들의 조직적 저항이 거세지면서 금융시스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퇴출대상은행 직원들이 본점을 점거하거나 전산실 직원이 잠적하는 바람에 29일 현재 5개 퇴출은행의 전산망은 하나도 가동되지 않았다. 인수은행 관계자는 『피인수은행 직원들이 협조해주지 않을 경우 영업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금융시스템 혼란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본점 점거농성 인수팀 접근차단/금고 잠그고 아예 점포문 폐쇄/2년치월급 별도 퇴직보상금요구도

■전산·금고 인계 거부

퇴출 5개 은행중 29일현재 전산망과 금고가 제대로 인계된 곳은 하나도 없었다. 퇴출은행 직원들이 본점을 점거하거나 전산실 직원이 나타나지 않아 인수은행들이 이날 모두 전산망과 금고를 인계받지 못했다. 이날 국민(대동)·주택(동남)·한미(경기)은행 등 3개 은행이 퇴출은행의 전산망에 접근했으나 전산망을 가동하지는 못했다. 국민은행은 대동은행과 금융결제원간의 온라인거래를 차단, 잔액보존조치를 했으나 기존 직원의 협조없이는 전산망을 가동할 수 없어 영업재개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 한미은행의 경우 경기은행 전산실 직원이 없어 자체 직원이 12시간여동안 전산실 비밀번호 해독에 매달렸다.

일부 은행의 경우 지점장 지휘하에 지점문을 걸어잠그고 나타나지 않아 지점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못했다. 동화은행의 경우 직원 1,500여명이 본점에서 농성, 인수은행측이 접근하지 못했다. 전산망에 접근하지 못한 인수은행들은 전산망이 온전하게 보존돼있는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전산 임의조작

경기은행은 28일 본점 전산실 직원들이 비밀번호(패스워드)를 바꿔놓는 바람에 인수은행인 한미은행측이 전산망을 가동하지 못하고 비밀번호 해독작업을 이날 밤까지 벌였다. 충청은행은 28일 본점 전산망을 임의로 가동시켜 직원들의 퇴직금을 중간정산, 개인구좌에 이체시켜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감독위원회 상황실 관계자는 『은행원들이 임의로 전산망을 조작, 돈을 인출한 것은 분명 범법행위이며 특히 은행에 갚아야할 대출금은 갚지않고 퇴직금만 빼내간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동·동남은행이 퇴출발표전 퇴직금을 중간정산, 대출금과 상계해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조금이라도 높여보려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다한 요구

5개 퇴출은행중 일부 은행의 경우 인수은행측에 전 직원을 재채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고용승계가 안될 경우 인수은행과 같은 조건으로 퇴직금이외에 별도의 2년분 월급에 해당하는 퇴직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한 인수은행측 관계자는 『같은 은행원으로서 갑자기 직장을 잃게된데 따른 당혹감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나 지나친 요구조건을 내세워 인수인계를 방해, 결과적으로 금융시스템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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