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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의 두 모습/파트리스 기베르(한국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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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의 두 모습/파트리스 기베르(한국에 살면서)

입력
1998.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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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끼는 한국 여성의 이미지는 두 가지의 모습이다. 첫째 모습은 아주 세련되고 젊고 현대적인 모습이다. 그런 여인의 모습은 거리를 걷다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상당수의 여자들이 정장 차림 아니면 갖은 액세서리와 세련된 화장술로 꾸며 화려해 보인다. 주말에 서울의 압구정동이나 도심을 걷다 보면 패션쇼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하지만 난 어느 순간엔 그들의 진짜 모습이 궁금해졌다. 화장을 안한 모습, 머리를 갈색 또는 와인색으로 염색하지 않은 모습은 어디 있는 것일까. 언젠가 잡지나 신문에서 한국 여성이 한복을 입고 화장기없는 얼굴을 한 모습을 보고 뭔지 모르게 동양의 신비로움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사진 속에서만 볼 수 있었다.두번째 모습은 한국의 어머니가 주는 이미지다. 가끔 한국인 친구들의 아내나 어머니들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수줍음, 처음엔 의사 소통이 안돼서 말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인사를 건네면 미소를 지으며 수줍어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때로 내가 느끼는 한국의 어머니와 우리나라 어머니의 차이점을 말하라고 하면 희생정신이라고 할까. 프랑스의 어머니들은 강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일을 갖고 있고 그래서 집안 일도 분담해서 같이 하는 편이다. 상당히 독립적이다. 그와 비교해서 보면 한국 어머니들에겐 아이들을 위한, 남편과 어머니를 항상 먼저 생각하는 그런 관습이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의사 결정할 때 남편의 뜻에 따르거나 다른 사람의 의사와 시선 등을 상당히 의식하는, 어떻게 보면 의존적인 인상을 준다.

가끔 한국 영화나 TV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아침에 학교가는 아이들, 그리고 회사에 가는 남편을 위해 아침 식사부터 옷 매무새까지 하나하나 챙겨주는 모습을 본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한국의 남자들은 참 편한 것 같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한국의 어머니들은 그들 자신을 위해선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까지는 상당수가 전업 주부로서 가족들을 위해 뒷바라지 하고 인내하는 한국 어머니.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그토록 화려하고 현대적인 젊은 여자들이 결혼을 하면 인내하고 희생적인 어머니의 모습으로 자연히 변하는 것일까. 혼란스럽기만 하다.<노보텔 앰배서더호텔 총주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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