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시민전화 빗발·교육계도 논란/“버릇없는 행동… 인성교육 다시해야”/“수요자 시대에 교권만 존경강요 안돼”초등학생들이 담임교사 교체를 집단으로 요구한 사건(본보 28일자 15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교육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본사에는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고 교육계 내부에서도 「교권침해냐, 학습권 행사냐」를 놓고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초등학교를 관할하는 서울 강동교육청은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이날부터 담임교사의 체벌여부와 학생들의 집단행동경위 등에 대해 광범위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본사에 전화를 걸어와 의견을 밝힌 상당수 시민들은 『버릇없는 아이들의 철없는 행동을 미화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인성교육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개탄했다.
50대의 한 교사는 『서울의 중산층이상 거주지역 학교에서는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교사에게 대들고 손바닥이라도 때리면 당장 학부모들이 학교에 항의해 교사가 내세울 권위도 없다』며 『교육당국이 교권수호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강남지역의 초등학생 학부모라고 밝힌 한 여성은 『문제교사들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아이들도 너무나 영악해져 사소한 일에도 부모를 부추겨 학교나 담임에게 항의하는 일이 잦다』며 『이번 사건에서도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보다는 교육당국과 학교, 학부모가 공동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40대 회사원은 『사안의 진상이 어떻든 중·고생도 아닌 초등학생들이 선생님을 몰아내기 위해 집단행동을 했다는 사실 자체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학교교육도 문제지만 이기적인 아이를 똑똑한 아이라고 추어 올리며 키워온 가정교육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흥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초등학교시절 촌지를 안준다는 이유로 교사들로부터 「이지메」를 당한 적이 있다는 30대 주부는 『아무리 초등학생이라 해도 기본적인 인격을 갖추지 않은 교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해당 학급인 6학년2반 학부모라고 밝힌 주부는 『김교사가 심하게 체벌을 했거나 무리하게 촌지를 요구한 적은 없지만 자신의 감정을 억제할 줄 모르고 가르치는데 열정이 없어 불만이 많았다』며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고 교육적인 견지에서 해결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회장 오성숙(吳星淑)씨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 대세인 마당에 교권에 대한 존경만을 강조해서는 안된다』며 『학교운영위 등을 통해 아이들이 양질의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전문가들은 『어느 입장이 옳은가를 판단하기 전에 총체적인 교단의 문제와 학부모들의 「내아이 위주」의식을 함께 반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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