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호남 인맥·거물급 포진/현대,이회창씨 동생 임명 눈길/대우,언론계·법조계 출신 많아사외이사는 어떤 사람들이 맡고 있나.
지난 2,3월 대기업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사외이사의 면면을 살펴보면 「경영감시자」보다는 「로비스트」성격이 짙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너와 친분이 두텁거나 기업이나 학계, 관계에서 고위직을 거친 인사들이 대거 선임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물산에서 호남출신 인사를 무더기 선임한 것이 특징. 박승 중앙대교수(전북 김제), 박내회 서강대교수(전남강진·광주일고), 박윤식 미국조지워싱턴대교수(전남 해남) 등이 호남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송자 명지대총장과 정지태 전 상업은행장, 윤병철 하나은행회장 등 「거물급」이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등재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현대그룹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명예총재의 동생인 이회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상임연구고문이 현대종합상사 사외이사가 돼 주목을 끌었다. 대우에는 언론계인사와 변호사 출신이 대거 등용됐다. 현소환 전 연합통신사장이 대우통신과 한국전기초자, 김두희 전 법무장관이 대우정밀과 대우중공업, 석진강 변호사가 대우전자, 대우전자부품, 오리온전기 등 3사, 서동권 변호사가 대우자동차판매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석변호사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 당시 변론을 맡았고 서변호사는 전 대통령시절 검찰총장을 역임한 대구·경북(TK) 검찰인맥의 대부.
사외이사제도가 보편화한 미국에서 회사의 주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중 하나는 사외이사의 면면이다. 주식회사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에 얼마나 능력있는 외부인사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경영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기업들은 아직도 「명망가」를 기용하거나 각종 인연을 따져 「자기사람」을 심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모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전직 경찰 등 2∼3명은 부적격 시비에 휘말려 자진사퇴하기도 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어떤 사외이사를 선임하느냐가 기업개혁 성공의 관건』이라며 『부적격자 선임시 해당기업에 재선임을 권고하는 등 자격요건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남대희 기자>남대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