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뉴욕무대 예정 ‘모란정’/상하이시 외설이유 세트압류/美 국무 등 공연허용 설득나서클린턴 미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극(京劇) 공연을 둘러싼 미중간 문화 논란이 외교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클린턴이 중국으로 향하던 24일 상하이(上海)시 당국은 다음달 7일부터 링컨센터 페스티벌에서 공연될 「상하이 군주 오페라단」의 작품 「모란정(牡丹亭)」세트와 의상 등을 압류, 뉴욕공연을 사실상 봉쇄했다.
상하이시 당국은 이같은 조치가 정치외교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경극의 원칙을 무시하고 작품을 외설화한 감독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링컨센터는 즉각 작품세트의 조속한 미국 반입을 허용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클린턴을 수행하고 있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도 「모란정」의 미국내 공연이 성사될 수 있도록 중국당국에 조속한 압류해제 조치를 요청했다. 주중 프랑스대사 등도 「모란정」이 미국에서 공연될 수 있도록 협조설득에 나섰다.
중국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작품의 각색 문제. 중국계 미국인 첸시정 감독이 이 작품을 봉건주의를 옹호하고 미신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왜곡시켰을 뿐만 아니라 포르노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작품성과 예술성을 생명으로 하는 경극의 창작원칙에 크게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링컨센터와 첸감독은 예술의 본질인 표현·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구시대적 행태라고 반박하고 있다.
뉴욕에서 6일동안 20시간에 걸쳐 전작이 공연될 「모란정」은 미국공연이 끝나면 11월 파리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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