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8박9일간 방중은 양국 국민의 친밀도를 높일 것인가? 미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이 최근 미국민의 의식을 조사한 내용중 중국부문이 흥미롭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인들의 중국에 대한 「친밀 온도」는 100도중 46도로 「차가운 감정」이다. 제일 따뜻한 나라는 캐나다(73도), 영국(69도)순이었고 제일 나쁜 나라는 이라크(24도) 이란(28도) 북한(34도)순이었다. 한국은 48도로 23개국 중 13위로 중국과 비슷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민의 친밀온도는 78년 44도에서 88년을 정점(53도)으로 최고조에 달했다가 천안문사태 후 45도로 내려왔다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미국에 대한 중국인의 친밀온도는 조사되지는 않았으나 클린턴의 방중기간 동안 대대적인 환영 분위기가 없고 언론도 서너번째 주요 뉴스로 짤막하게 보도하는 것을 보면 「미지근한」정도인 것 같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0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와 이번 클린턴의 답방을 계기로 「건설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위해 상호노력키로 합의했다.
사실 중국측 입장에서 전략동반자관계라면 유일하게 러시아를 지칭하는 용어였다. 그동안 미국은 「개선과 발전기회가 존재하는 나라」정도였다. 말하자면 중국입장에서 대미 관심의 격상인 셈이다. 클린턴의 방중기간이 유례없이 장기간이고 일정이 주로 여행, 문화유적 관광으로 짜여진 사전조율도 양국 국민간 이해관계 증진에 역점을 두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이번에 천안문사태 평가, 인권, 중국의 국제무역기구(WTO)가입, 미국의 대중 경제제재 해제, 대만문제 등 주요 부분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인권문제를 놓고 양국정상이 27일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벌인 설전은 13억 중국인의 가슴에 「잠재적 적국」인상을 더깊이 각인하고, 미국인들에게는 「역시 그런 나라」라는 인식을 지우는 데 실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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